JY '미래기획단' 가동…뉴삼성 이끌어갈 제2 반도체 찾는다

부회장급 조직 신설…'안정 속 미래' 인사

'반도체·배터리' 베테랑 전영현
기존과 전혀 다른 사업 발굴 미션'
"1~2년내 JY표 신사업 나올 듯"

'70년생 사장' 용석우 전진 배치
김원경·김이태 관료 출신 사장
< 파리서 귀국한 이재용 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및 사업 점검을 위해 영국과 프랑스 방문을 마친 뒤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뉴스1
2009년 12월 삼성전자는 이건희 당시 삼성 회장 지시로 신사업추진단을 신설했다. ‘10년 후 미래 먹거리 발굴’을 내걸었다. 단장을 맡은 삼성SDI 사장 출신 김순택 부회장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을 공개했다. 이 중 바이오, 배터리는 삼성의 주력사업으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가 27일 발족한 ‘미래사업기획단’에 대해 “14년 전이 떠오른다”는 평가가 많다. 조직 목표부터 수장 인선까지 과거 성공 방정식과 비슷하다. ‘미래 사업 투자’를 강조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뜻이 반영됐다. 산업계에선 “1~2년 내 JY표 신사업이 공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도체 전문가가 미래사업 이끈다

삼성전자는 이날 부회장급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했다고 발표했다. 완제품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신사업추진 태스크포스(TF)를 확대 개편한 조직이다. 단장은 ‘반도체·배터리 전문가’ 전영현 삼성SDI 이사회 의장(부회장)이 맡는다.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삼성SDI 대표이사(사장)를 맡으며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의 풍부한 경영 경험과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높이 산 것으로 알려졌다.미래사업기획단은 삼성의 10년 후 패러다임을 전환할 미래 먹거리를 찾을 계획이다.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 있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사업 발굴’이 주요 목표다. 미래 유망 사업을 선정하고 인수합병(M&A), 대규모 투자, 인재 영입 등을 통해 ‘제2의 반도체·바이오’를 찾겠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기획단의 비전과 활동은 차차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Y표 신사업 공개 계획

미래사업기획단 발족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미래 사업·기술 투자’의 중요성을 꾸준히 강조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차세대 이동통신 등 기존 주력사업과 연관된 신사업이 아니라 ‘세상을 놀라게 할 삼성만의 신사업’을 발굴하자는 주문이다.

미래사업기획단 신설은 차세대 연구개발(R&D) 단지 20조원 투자, 미래기술사무국 신설 등 이 회장의 ‘기술 중시 경영’과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2022년 10월 사장단 간담회),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2022년 6월 유럽출장 귀국) 등의 발언을 통해 ‘초격차 기술 발굴’을 주문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퍼스트 무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이 회장의 ‘미래 도전’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사장 인사도 ‘1965년생’ 기준

이날 공개한 사장단 인사도 ‘미래 준비’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장으로 승진한 용석우 신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은 1970년생으로, 개발팀장과 부사업부장 등을 맡아 TV 사업 성장을 이끌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사장에 오른 김원경 글로벌공공업무(GPA)실장은 2012년 외교통상부에서 삼성전자에 합류한 글로벌 대외협력 전문가다.

삼성전자는 “사업 성장에 기여한 차세대 주자를 과감히 리더로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번주 이어질 임원 인사에서도 ‘1965년생’을 기준(부사장)으로 젊은 인사를 중용하며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주요 삼성 정보기술(IT) 계열사 대표는 내년에도 각 회사를 이끌게 됐다.

황정수/김익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