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7억' 삼성전자 임원, 의외로 '극한직업'이라는데…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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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도 바쁜 임원들…출근하고 경조사 챙겨"다른 경조사가 있어서 먼저 일어설게요."
경조사 많아…결혼식 갈비탕 한그릇 못 비워
골프는 '언감생심'…임원비율 0.8%·연봉 7억
"자부심으로 버텨"…조만간 임원인사 단행
삼성전자 임원들은 주말도 바쁘다. 장례식·결혼식에서 만난 임원들 일부는 식사도 못 하고 자리를 뜬다. 장례식장 육개장, 결혼식장 갈비탕 한 그릇도 마다한다.적잖은 임원들이 주말에도 회사로 출근한다. 골프장을 찾는 임원은 상대적으로 적다. 종종 삼성전자 임원 자리는 '극한직업'으로 통한다. 그래도 이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경쟁은 극도로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27일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2024년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임원 인사가 진행된다.
삼성전자 임원 승진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올해 6월 말 삼성전자 본사의 임직원 수는 12만5069명이다. 이 가운데 임원은 999명으로 비율은 0.8%에 불과하다. 직원이 임원으로 승진하려면 '10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것이다.임원 자리를 지키는 것도 쉽지 않다. 적잖은 임원들은 주말에 출근을 한다. 주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서울 태평로 삼성 본관 주변에서 임원들이 종종 보인다. 여기에 경조사도 꼼꼼히 챙기는 만큼 주말 일정도 빡빡하다.
골프는 언감생심이다. 골프를 피하는 분위기가 회사 전반에 퍼져 있다. 오너가 및 전직 경영진이 재판을 받는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인사, 재무 소속 임원들이 특히 그렇다. 반면 고객사와 접촉면이 많은 사업부서나 일반 직원들의 골프장 출입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극한직업으로 통하지만, 삼성전자 임원들의 자부심은 크다. 한 삼성 관계자는 "임원들이 애플 구글 TSMC와 경쟁하는 글로벌 기업 소속이라는 자부심과 애사심이 상당하다"며 "높은 연봉 등 보상도 적잖다"고 말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미등기임원들의 1인당 평균 연봉은 7억300만원이었다. 한국 기업들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다.주말도 없는 삼성전자 임원들은 어떻게 긴장을 풀까. "구내식당 메뉴를 떠올리면서 견딘다"는 임원도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직원들에게 아침 점심 저녁 세끼를 무료 제공한다. 점심은 한식, 중식, 분식, 양식에 다이어트식 또는 채식으로 선택이 가능하다. 구내식당 조식(테이크아웃) 메뉴로 유명 베이글 가게인 '런던 베이글 뮤지엄'의 베이글이 제공되기도 했다. 해외 유명기업에서 온 임원들도 삼성 구내식당에 감탄한다.
회사 한편에 마련된 수영장과 실내 암벽등반에 찾는 임원들도 적잖다. "그냥 한잔 마신다"는 '애주가' 임원들도 많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