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 한 장 때문에…" 자고 나면 생기는 '한동훈' 테마주
입력
수정
한동훈 장관 테마주 주가 널뛰기"한동훈 장관 다음 일정이 뭔가요?" (온라인 종목토론방 누리꾼 A씨)
테마주 수명 짧아 투자 신중해야…선거일 다가오면 주가 급락
공매도 금지 국면에선 낙폭 클 수 있어
최근 주식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을 이끄는 주도주가 사라지며 지수가 부진하자 개인들은 정치 테마주로 몰려가는 모습이다. 급등세를 놓친 투자자는 다음 테마주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테마주 효과는 길지 않기 때문에 투자에 유의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대상홀딩스와 대상홀딩스 우선주는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상한가의 배경엔 한 장관과 배우 이정재의 인연이 있다. 지난 주말 이들이 함께 저녁 식사를 한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이정재와 한 장관은 강남 현대고 5회 졸업 동기 사이다. 아울러 이정재는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과 9년째 공개 연애 중이기에 대상 그룹주가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것으로 풀이된다.
학연에 이어 한 장관의 지연도 부각됐다. 지난 22일 한 장관은 국회에서 "어릴 때 청주에 살아서 사투리가 나올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후 청주에 공장이나 본사를 둔 깨끗한나라, 심텍홀딩스, 영보화학 등이 급등했다. 그 외 체시스, 태평양물산, 제일테크노스 등도 시장에선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하고 있다.일부 투자자는 자신만 투자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에 '포모(FOMO) 증후군'을 호소하고 있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 한 누리꾼은 "한동훈 테마주가 너무 많아 정신이 없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도박과 다른 게 뭔지 모르겠다"며 "나만 돈을 벌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개인의 테마주 투자에 대해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 대표는 "한 번의 거래로 큰돈을 만지려는 욕구가 테마주 광풍의 배경"이라며 "펀더멘털(기초체력) 고민 없이 묻지마 식으로 매수하는 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테마주에 진입한 대부분의 투자자는 큰 손실을 보게 된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테마주 수명은 짧다. 따라서 테마주 투자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앞서 한 장관 테마주로 분류된 극동유화는 한 달 새 주가가 3000원대에서 5000원대까지 크게 널뛰고 있다. 극동유화는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컬럼비아 로스쿨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금속의 현재 주가는 9월 기록한 고점(4445원)에 비해 30% 낮은 3105원이다. 태양금속은 한우삼 회장과 한 장관이 같은 청주 한씨라는 이유로 테마주에 묶였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8~19대 대선 정치테마주를 분석한 결과,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정치테마주의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테마주로 거론되자마자 가격이 급등해 거래가 정지된 경우도 있었다.공매도 거래가 금지된 상황에선 주가 거품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남길 선임연구위원은 "19대 대선 국면에선 거의 모든 정치 테마주 종목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됐고, 공매도가 추가적인 상승을 억누르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매도 거래자들은 정치 테마주 주식들이 과대 평가됐다고 판단해 가격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들의 시장참여가 차단되면 거품이 계속 누적돼 주가 하락 국면에 낙폭을 더 커질 수 있"고 덧붙였다. 공매도 금지 조치는 내년 총선 이후인 6월까지 유지된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