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장수기업] 포장김치로 걸어온 32년, 한울 백창기 대표의 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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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해보자”"길이 없다고 하면 길을 만들면서 가는게 중소기업이지,만들어진 길에선 절대로 우리 차례가 오지 않습니다“
꼬마김치,반찬,HMR 등 연 1천억 매출 목표
혁신과 성장.. 3년 내에 중견기업만큼 급여 주겠다
충남 청양군 비봉면 한적한 시골마을엔 연일 공장 돌아가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32년 동안 김치 하나만으로 포장김치 시장을 석권한 한울의 김치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다. 국내 최초로 편의점에 작은 꼬마김치를 납품하면서 포장김치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한울의 백창기 대표를 만났다.대학까지 졸업했는데 김치공장에
백대표의 사업시작은 아버지의 권유에서 시작됐다. 조그만 김치공장 허가를 취득한 부친의 권유로 잘 다니던 상장사를 그만두고 김치공장 경영에 참여한 것은 제안 받은지 3일 만이었다. ‘뭐든지 해보자’ 라는 신념이 강했던 그였기에 그의 김치 사업은 순식간에 시작됐다. 의욕만큼 열심히 노력하면 성공이 보장되리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김치사업에 뛰어든건 고난의 시작이었다.
세 번의 위기, 하지만 이 또한 성공 디딤돌백대표는 김치사업을 시작하면서 세 번의 위기를 겪었다 말했다. 배추파동이 첫 번째 위기였다. 김치산업은 당시 산업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영세한 분야였다. 당시엔 개인구매보다는 기업이나 학교, 군부대 등에 대량으로 납품하던 시절이었는데 배추파동이 일어나며 큰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신규제품을 출시하면서 위기를 극복하였다. 납품처를 다변화하기 위해 대포장에서 소포장으로 B2B제품에서 B2C제품을 개발하게 되었고, 이때 탄생한 것이 “꼬마김치” 다.두 번째 위기도 배추파동이었다. 95년 김치 파동이 일어났을 때다. 배춧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편의점에서 원하는 물량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른 유명브랜드 업체들은 이미 김치 납품을 중단했지만 백대표는 그럴 수 없었다.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를 한순간에 저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배춧값 상승으로 김치를 납품하면 무조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크지만 당시로선 엄두도 안날 5억원의 손해를 감수하고 편의점 납품을 약속했다. 대신 5년간의 편의점 독점계약권을 요청해 받으면서 한울 성장에 큰 밑거름을 만들었다.
우연히 보게 된 편의점 라면, 사업의 터닝 포인트
1988년 서울올림픽이 개최된 시절, 대한민국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동네마다 있었던 구멍가게가 하나 둘씩 화려한 간판을 달게 된다. 바로 편의점이었다.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의 가게였지만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난 업종이었다. B2C사업 실패로 고민하던 백대표가 우연히 사업아이디어를 찾은 것이 바로 이곳이었다.신기하게 편의점을 살펴보던 그의 눈에 편의점에서 먹을 수 있는 ‘라면’이 눈에 들어왔고 그는 ‘유레카’를 외쳤다.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 것이 라면인데 라면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김치였기 때문이다. 라면과 함께 먹기 쉬운 일회용 김치를 만들어 팔자는 생각이 떠올랐고 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 오늘날 한울을 있게 한 ‘꼬마김치’ 였다. 그의 예상대로 꼬마김치는 말 그대로 ‘대박신화’를 만들었다.
포기하지 않고 고민하면 해답은 있다..신의는 목숨과 같아
세 번째 위기는 코로나였다.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 작은 나라 한국에서도 시골인, 충남 청양까지 영향을 줄 것 이라곤 생각을 못했다. 2020년 늦은 여름에 코로나 환자가 다수 발생하여 15일간 공장이 폐쇄조치 되었다. 생산했던 제품은 모두 폐기할 수 밖에 없었고 기다릴 수 없는 거래처는 모두 떠났다.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말 그대로 망하기 일보직전까지 가게 된 것이다. 어디부터 손을 써야할지 막막했지만 ‘위기는 기회다’라고 위로하며 김치를 이용한 HMR제품, 반찬제품 등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때 개발한 제품이 지금은 유명 대형마트와 온라인에 판매되고 있다.
해봤어? 안 해 봤잖아
백대표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말에도 회사에 출근한다. 직원들이 신경 쓰지 않게 조용히 왔다가 조용히 퇴근한다고 한다. ‘월화수목금금금’ 인 셈이다. 그가 이렇게 일하는 이유는 ‘기업가의 책임’ 때문이다. 그는 모든 책임은 기업가가 지는 것이며 대표자의 숙명이라고 했다.
“해봤어? 안 해봤잖아. 나는 해야 돼..길이 없다고 하면 길을 만들면서 가는게 중소기업인거지 다 길이 나있으면 우리한테 차례가 오겠습니까?” 라고 말하며 “대표의 지시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회사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라고 덧붙였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태도가 기업과 임직원들이 갖춰야 할 마음가짐이라 강조한 것이다.
1천억 매출을 목표로, 혁신과 도전 그리고 사람
한울은 다각화된 사업으로 올해 약 900억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백대표는 이런 상승세를 이어가 내년엔 1천억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성장해 올 수 있었던 요인을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역량 있는 직원 양성’에 두었다. 백대표의 혁신과 도전 정신은 2018년에 시작한 프랜차이즈 ‘김치도가’에 잘 배여있다.“시중에 먹을 만한 김치찌개집이 없다” 라는 생각에 누구나 좋아할만한 프리미엄 묵은지 김치찌개 프랜차이즈 사업을 생각해 냈고 이를 과감하게 실현했다. 꼬마김치에서 볶음김치로, 그리고 김치찌개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그의 혁신과 도전정신이 계속되어 온 것이다.
역량 있는 직원 양성에도 힘을 기울인다. 3년 내 중견기업 정도의 급여를 주겠다는 목표를 두고 ‘사람을 키우기’ 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는 차세대 리더들로 구성된 팀도 꾸릴 계획이다.
맛,고객,점주.. 세 가지 원칙
한울의 미래에 대해 묻는 질문에 백대표는 “멀리 가려면 첫째, 맛이 좋아야 하고 둘째, 고객이 와야 하고 셋째, 점주들이 만족해야 한다” 며 이 세 가지 원칙을 지키며 회사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한울의 백창기 대표는 늘 바쁘다. 신제품 개발도 해야 하고 김치의 세계화를 한울이 주도하기 위해선 갖춰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월화수목금금금’ 으로 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치열한 경쟁 속에 놓은 중소기업은 하루하루가 전쟁터다. 이런 상황 속에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 것은 강인한 기업가정신과 올바른 경영철학, 그리고 모든 이들의 신의와 협심일 것이다.
한울은 숱한 풍파를 겪으면서도 30년 이상 김치외길을 걸어왔다. 100년기업으로 가는 길은 정해져 있지 않다. 오로지 목표를 향해 꾸준히 달려가는 기업만이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 한울의 백창기 대표는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갈 뿐이다.[한울] 1988년에 한울농산으로 창업한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한울은 전국적인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고 식품 제조, 판매에서 식자재 납품까지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식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꼬마김치’ 와 ‘볶음김치’가 대표적인 생산품이며 프리미엄 묵은지 김치찌개 프랜차이즈 ‘김치도가’를 운영중이다.
한국경제TV 정성식 선임 ss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