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샛별 여장군"…북한, '김주애 우상화' 시작했나

군사정찰위성 기념강연회서 신격화 표현
"김일성 초기 혁명 활동 선전할 때 사용"
태영호 "후계자 임명 절차 끝냈을 것" 분석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와 건군절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조선의 샛별', '여장군' 등으로 칭하며 본격적으로 우상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30일 북한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 1호'의 성공을 자축하기 위해 연 기념강연회에서 김주애를 신격화하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강연회 측은 "최고 존엄의 담력으로 적대 세력들의 군사적 기도를 상시 장악하는 정찰위성이 우주에 배치돼 조선에 우주 강국 시대가 열렸다"며 "우주 강국 시대의 미래는 '조선의 샛별' 여장군에 의해 앞으로 더 빛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소식통은 '조선의 샛별'이 김주애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최고 존엄'의 자제분을 김일성의 초기 혁명 활동을 선전할 때 사용하던 '조선의 샛별'이라는 존칭어로 부른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평안북도 소식통도 도급 간부 대상 강연회에서 당 조직지도부가 "군사 정찰위성 발사 성공으로 공화국의 위상이 올라갔다. 이에 따라 전 세계가 최고 존엄과 '조선의 샛별 여장군'을 우러러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정은 건강 문제…딸 후계자 임명 내부 절차 끝냈을 것"

북한군 원수인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이 지난 9월 8일 밤 평양에서 열린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열병식’에서 무릎을 꿇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정치권에서는 북한 내 후계자 임명 과정이 끝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김 국무위원장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는 점을 언급했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지금까지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의 딸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만 호칭해 왔다"며 "북한이 이번 위성 발사 성공을 김정은의 10대 딸을 신격화, 우상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면 북한 지도부 최고위층에서 김정은 딸을 후계자로 임명하는 내부 절차를 끝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태 의원은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해 잘 걸을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에게 시각적으로 알려지는 지경에 이르자, 2009년 초 24세의 김정은에게 '김대장'이라는 칭호를 주고 갑자기 '발걸음'이라는 노래를 전국적으로 부르게 강요하면서 우상화, 신격화가 시작됐다"며 "당시에도 김정은을 후계자라고 공식 선포하는 당 전원회의는 없었으나 김정은에게 '김대장' 칭호가 부여되는 것을 보고 북한 주민들은 후계자 임명 과정이 끝났다고 판단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대의 김정은 딸을 위성 발사 성공과 결부시켜 우상화, 신격화를 시작한 것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기준과 상식으로 보아도 너무 나간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도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있어 이렇게 후계 임명을 다그치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김 국무위원장과 동행하며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열병식과 신도시 착공식, 체육 경기 등 각종 공개 행사에 지속 참석해왔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