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반도 병합에 유럽서 발묶인 유물, 10년만에 우크라 반환

네덜란드 법원 "우크라 소유" 판결…수도 키이우에 '임시' 소장
전시를 위해 대여됐다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으로 유럽에 발이 묶였던 고대 유물들이 10년 만에 '고국' 우크라이나로 반환됐다. 우크라이나 국립역사박물관은 28일(현지시간) 황금목걸이와 황금투구 등 네덜란드 앨러드 피어슨 박물관에서 돌려받은 유물 일부를 일반에 공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과 미국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반환된 유물은 흑해 연안 등지를 오가며 생활한 고대 유목민 스키타이·사르마티아족의 장식품과 중국산 옻칠 상자 등 565점이다.

이들은 원래 크림반도에 있는 4개 박물관이 소장하다가 2013년 네덜란드 전시를 위해 대여한 유물이다. 이듬해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유물 소유권을 두고 법적 공방이 벌어졌다.
네덜란드 대법원은 올해 6월 이들 유물이 우크라이나 소유라고 판결했다.

앨러드 피어슨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유물들은 지난 26일 국립역사박물관이 있는 키이우 페체르스크 라브라(동굴수도원) 지역에 도착했다. 로스티슬라우 카란디에이에우 우크라이나 문화정보정책부 장관대행은 "위대한 역사적 승리"라며 "우리는 정체성과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유물 수송을 주관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바실 말리우크 국장은 "2013년 크림반도에서 반출된 귀중품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의 일부도 돌려받았다"며 "우리는 물론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도 상징적인 일이다.

우크라이나는 법적 소유물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앨러드 피어슨 박물관의 엘스 판데르플라스 관장은 "문화유산이 지정학적 사건의 희생양이 된 특별한 사례"라며 "정당한 주인에게 돌려줄 시기가 올 때까지 유물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집중해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문화정보정책부는 성명에서 크림반도가 러시아의 점령에서 벗어날 때까지 유물들을 키이우에 임시로 보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