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에 화살 박혔던 유기견…"뉴욕 새 가족 품으로"

제주서 구출된 유기견 '천지'
"1년간 학대 트라우마 극복 훈련"
30대 미국인 여성에 입양
유기견 '천지'/사진=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 제공
몸통에 화살이 관통된 채 발견됐던 유기견이 1년여 만에 새 가족을 찾았다.

29일 동물보호단체 '혼디도랑'에 따르면 유기견 '천지'가 뉴욕에 사는 30대 미국인 여성에 입양될 예정이다. 천지는 이날 오후 8시 35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KE081편을 타고 미국 뉴욕으로 떠난다.천지는 그동안 경기지역 한 동물훈련소에서 학대 트라우마 극복 훈련 등을 받으려 새 가족을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입양 희망자 두 명 중 한 달간 심사를 거쳐 입양자를 가렸다. 천지와 가족이 될 여성은 과거에도 유기견을 키웠던 이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천지는 지난해 8월 26일 오전 8시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마을회관 인근에서 몸통에 화살이 박힌 채 발견됐다. 구조 당시 사람을 무서워하고, 삐쩍 마른 채 가쁜 숨만 내쉬며 괴로워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다.
천지 구출 당시 모습/사진=제주시 제공
천지는 구조 전까지 오랜 떠돌이 생활로 이빨이 모두 썩어 송곳니 한 개만 남아있었다. 그러나 입양이 결정된 뒤 지난 23일 제주의 한 동물병원이 후원에 나서 치과 치료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경찰은 약 7개월간 인력 약 480명을 투입해 천지에게 화살을 쏜 40대 남성 A씨를 지난 4월 검거했다. A씨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 있는 자신의 비닐하우스 옆 창고 주변을 배회하던 천지를 향해 카본 재질의 70cm 길이 화살을 쏴 맞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 사건 1년 전 창고 주변 개들이 자신이 운영하는 닭 사육장을 덮쳐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천지가 닭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7월 재판에 넘겨졌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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