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에도 학자금 무이자 대출…"포퓰리즘 협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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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상환특별법' 교육위 통과총선을 5개월 앞둔 여야가 선심성 정책에서 다시 한번 손잡았다. 저소득층 등에게만 지원되던 학자금 무이자 대출 지원 대상을 중산층으로 확대했다.
근로장학금 수혜 대상도 확대
산업기술 유출 처벌 강화하기로
국회 교육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통과시켰지만, 여야가 합의를 이룬 내용으로 다시 처리했다.당초 민주당은 소득 8구간(4인 가구 기준 월 1080만원)까지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하는 법안을 5월 단독으로 처리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여당과 합의하면서 한발 물러섰다. 여야는 새로운 안에서 중위소득 100%(4인 가구 기준 월 540만원) 이하인 5구간까지만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를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소득 9구간(4인 가구 기준 월 1620만원) 대학생도 근로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현재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받을 수 있는 대상은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 등이다. 근로장학금은 소득 8구간까지만 받을 수 있다.
여야 합의로 학자금 무이자 대출 관련 예산도 늘어날 전망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법안 통과와 법 시행에 필요한 예산(추가 소요 397억원) 확보까지 차질 없이 챙길 것”이라고 했다. 교육위도 지난 21일 5구간까지만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는 조건으로 관련 예산을 68억6400만원 증액했다. 근로장학금 관련 예산도 328억원 늘렸다.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에서만큼은 협치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국민의힘은 “실질적으로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학자금 대출 지원이 대학생들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 이미 연 3~4%대인 시중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금리(연 1.7%)로 대출받는다는 점에서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다.
하지만 6월 관련 당정협의회 후 기류가 바뀌었다. 여당 소속 교육위 의원실 관계자는 “소득이 있는 사람들까지 확대해 지원해 주는 것이 우리 기조와 맞지 않다”면서도 “청년을 위해 좋은 취지의 정책을 보여주자는 지도부의 의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국가기술·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산업기술보호법)’도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소위 문턱을 넘었다. 법안은 산업기술 유출 피해를 본 기업의 손해배상액을 현행 3배에서 5배로 올리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박주연/원종환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