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北주민들에 실상 알려야"…김태효 "대북정책 본질은 北인권"

북한인권현인그룹 7년 만에
통일부 지원으로 활동 재개

北, 방글라데시·민주콩고 등
한달새 대사관 7곳 잇단 폐쇄
김영호 통일부 장관(왼쪽)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북한인권현인그룹 및 디지털자유화 심포지엄’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북한인권 논의 국제협의체 ‘북한인권현인그룹’이 29일 활동을 재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활동이 중단된 지 7년 만이다. 통일부가 북한인권 개선을 핵심 기조로 내세우면서 현인그룹을 전격 지원하기로 한 데 따른 결과다.

통일부는 이날 “현인그룹이 2017년 이후 멈춘 활동을 통일부 지원으로 재개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가 후원한 ‘북한인권현인그룹 및 디지털자유화 심포지엄’에서 “정보가 차단된 채 살아가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실상을 알려야 한다”며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대내외 공감대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북한인권은 대북 정책의 본질”이라며 힘을 실었다. 김 차장은 “현재 북한의 참혹한 인권 현실을 잘 알리고 국제 공조를 결속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순방 외교, 어떤 다른 나라와의 외교, 그리고 남북대화도 인권 문제를 핵심적인 의제로 포함하는 외교가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년 이정훈 통일미래기획위원장 주도로 설립된 현인그룹은 북한인권 대신 대북 평화협상을 중시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활동을 사실상 중단했다. 현인그룹은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과 데이비드 올턴 영국 상원의원, 송상현 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 등 북한인권 관련 국내외 저명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향후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 논의도 더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현인그룹 지원은 ‘묻지마 대북 지원’ 대신 원칙 있는 남북관계를 중시한 윤석열 정부의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탈북민 대상 심층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북한 경제 및 사회 실상’도 연내 공개하는 등 북한인권 개선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한편 유럽과 아프리카 등에서 재외공관을 잇달아 폐쇄한 북한은 방글라데시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방글라데시와 콩고민주공화국 측에 북한 대사관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달 이후 철수한 재외공관은 두 나라를 포함해 우간다, 앙골라, 스페인, 네팔 대사관 등 7곳으로 늘어났다. 통일부 관계자는 “대북 제재 강화로 외화벌이에 차질을 빚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