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요 되살아난다…철광석 가격 "내년 150달러" 전망 [원자재 포커스]

철광석 선물 1년 반 만에 t당130달러 넘어서
수요 과잉·공급 부족에…"내년까지 강세 지속"

철광석 가격이 내년 상반기 t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기 위한 부양책을 잇달아 내놓은 결과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거란 예상에서다.2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순도 62% 철광석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t당 0.02달러(0.02%) 내린 t당 130.40달러에 거래됐다. 철광석 선물 가격이 t당 130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해 6월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부동산 시장에서의 유동성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하는 걸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쏟아낸 경기 부양책들이 철광석 가격을 강하게 밀어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국유‧민영 부동산 기업 50곳에 융자를 포함한 여러 정책적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생애 첫 주택 자격 요건 완화, 건설사 대상 무담보 대출 등 전방위적 조치를 추진해 왔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철광석의 3분의 2를 사들이는 최대 수입국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주요 수요처다. 중국의 경제 상황이 철광석 가격을 좌지우지하는 이유다. 글로벌 생산업체인 BHP, 발레 등도 중국 수요량을 기준점으로 두고 생산 계획을 결정한다.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에선 올해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역대 최대치였던 2020년(10억6500만t)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쯤에는 철광석 선물 가격이 t당 최고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거란 관측이다. 내년 철광석 가격에 대한 기존 예상치는 t당 130달러 수준이었다.

시장조사업체 BMI리서치는 “중국 본토에서 시행되고 있는 부양책에 대한 긍정적인 심리와 항만에서의 재고 감소, 기계‧해운‧자동차‧인프라 부문에서의 강력한 수요 등에 힘입어 철광석 가격의 회복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료=인베스팅닷컴
강력한 수요 대비 공급은 빠듯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에 따르면 해상을 통해 유통되는 철광석 공급량은 최대 3.8% 늘어날 수 있지만, 중국 외 국가들의 수요도 점차 살아나고 있어 선적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 주요 항구에서의 재고량은 2015년 이래 최저치로 집계되고 있다.앞서 골드만삭스는 공급 부족을 이유로 올해 남은 기간 철광석 가격 전망치를 t당 101달러에서 117달러로 상향했다. 내년 전망치는 기존 90달러에서 110달러로 대폭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주요 철광석 생산국인 호주, 브라질에서의 생산 감소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철광석 공급량 전망치를 15억5700만t에서 15억3600만t으로 하향했다.

원자재 컨설팅업체 우드매킨지의 데이비드 캐칫 연구 책임자는 “중국 외에는 인도에서의 수요가 양호하다”며 “지난 2년간 수요가 가라앉은 상태였던 유럽에서도 (수요가) 점차 회복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철광석 가격이 급등할 조짐을 보이자 중국 당국은 단속에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고 경제기획 기구인 국가발전및개혁위원회는 원자재 선물 거래를 주관하는 거래소에 직원을 파견, 가격 급등과 조작 등 불법 행위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발개위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사재기, 투기 등을 막기 위해 항만에 보관 중인 철광석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