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티 굽는 로봇, AI 플랫폼까지…'디지털 혁신' 속도 내는 롯데

롯데정보통신 AI 플랫폼 '스마트리온' 선보여
롯데리아 패티 굽는 로봇 '알파그릴' 도입
롯데월드 메타버스에 '롯데월드 맵' 공개
자료=롯데지주
롯데그룹은 인공지능(AI),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노동 및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영역별 AI 기술 적용…"디지털 혁신 가속도"

롯데지주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는 산업 혁신을 위해 AI 플랫폼 구축 및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9월 롯데리조트부여에서 개최된 ‘제18회 롯데그룹 정보화전략세미나’에서 팩토리, 물류, 리테일 디지털 전환(DT) 고도화 플랫폼 ‘스마트리온(SMARTLLION)’을 공개했다. 스마트리온은 빅데이터 및 AI 플랫폼으로 고객사 내부 데이터와 공공·민간·소셜 등 외부 데이터를 결합 및 분석해 상품 기획 등 고객 맞춤 경영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롯데정보통신은 같은달 ‘AI 상담사’와 ‘AI 상담가이드’도 선보였다. AI 상담사는 고객 문의 시 AI가 이를 파악해 실시간으로 음성으로 답변하는 서비스다. AI 상담가이드는 AI가 고객의 의도를 파악해 통화 중인 상담원에게 최적의 답변을 제공한다. 두 서비스는 현재 롯데월드, 롯데쇼핑 이머커스(전자상거래) 롯데온 등에서 활용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근로자들을 위한 안전한 일터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기술은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위험 요소를 분석하는 등의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서울 잠원동 본사에 AI 시스템을 연계한 통합 영상관제시스템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했다. 이를 통해 건설 현장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본사에서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사고를 예방하고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응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롯데건설은 롯데정보통신과 개발한 ‘위험성평가 AI시스템’을 가동하며 건설 현장 위험성을 다각도로 분석,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롯데리아 등장한 패티 굽는 로봇…외식산업에 '푸드테크' 접목

롯데GRS는 롯데리아 매장에 AI 기술을 바탕으로 구동되는 주방 자동화 로봇 ‘알파 그릴’을 내년 1월 구로디지털역점부터 순차 도입한다. 현재 롯데리아에서는 총 7단계에 걸친 단순 수작업으로 패티 조리 작업이 이뤄진다. 알파 그릴은 버거 패티 공급 외에도 압착, 반전 등 작업을 도와 이 중 6단계의 작업 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시간 단축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알파 그릴 도입 시 패티 양면 조리 시간이 약 1분대로 줄어들고, 작업자 1인당 작업 시간도 월평균 5시간 가량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리아는 내년 미래형 프랜차이즈 매장인 '스마트 스토어'를 선보인다. 고객이 매장에 입장한 후 무인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면 주방 내부에 설치된 ‘KDS(Kitchen Display System)’ 기기로 주문이 전송된다. 직원이 알파그릴에 재료를 투입해 조리가 이뤄지고 내부 온도 조절 등 사물인터넷(IoT) 시스템이 매장 통합 관리를 돕는다. 이 외에도, 롯데GRS는 롯데리아 홍대점과 선릉점에 픽업 박스를 설치하는 등 푸드테크(식품과 기술의 합성어)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료=롯데지주

엔터테인먼트·미래형 쇼핑 라이프 메타버스서 구현

롯데월드는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더 샌드박스’에 롯데월드 맵을 공개했다. 롯데월드가 새롭게 선보인 ‘롯데월드 스테이션’과 ‘페어리테일 월드’ 맵에서 이용자들은 관심 가는 콘셉트에 따라 메타버스 내 다양한 어트랙션을 타보고 퀘스트도 수행할 수 있다. 롯데월드 스테이션은 테마파크 콘셉트의 기차역 맵으로, 풍선비행, 월드모노레일이나 서울스카이 스카이브릿지 등을 탑승할 수 있다. 페어리테일 월드는 로리 여왕과 로티 기사가 사는 동화 속 왕국 콘셉트 맵으로, 자이로드롭이나 회전목마 등을 탑승할 수 있다. 롯데월드는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하던 테마파크를 메타버스에 구현, 주 이용자인 젊은 고객층을 비롯해 해외 방문객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롯데면세점은 올해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전시회인 ‘소비자 가전제품 박람회(CES) 2023’에 면세업계 최초로 2년 연속 참가해 메타버스 콘텐츠를 선보였다. 롯데그룹 전시관에서는 미래형 매장인 ‘버추얼 롯데면세점 타워’가 공개됐다. 고객들이 선택한 아바타를 움직이며 패션, 화장품, 향수 등 브랜드별 매장에서 자유롭게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면세점은 LDF 타워를 고도화해 추후 메타버스 공간에서 주문과 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하고, 협업 브랜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콘텐츠 다각화로 해외 관광객 공략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우리나라 특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해외 방문객 대상 관광 쇼핑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관광공사와 손잡고 개발한 K기념품을 지난달 공개했다. 일본의 ‘도쿄 바나나’, 대만의 ‘펑리수’처럼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각인될 수 있는 K기념품 제작을 위해 지난 1년간 100여 곳의 시장조사와 다섯 차례의 품평회를 거쳐 경기도부터 제주도까지 지역별 특산물을 엄선했다. 제작된 음식관광기념품은 경기도 남양주의 ‘김칩스’, 충청북도 충주의 ‘아몬드 대추야자’, 경상북도 영천의 ‘레드 자두 와인’ 등 총 8종이다.

롯데마트는 외국인이 많이 찾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을 콘텐츠 전문 매장과 테넌트 중심으로 재단장해 지난 9월 문을 연 결과, 방문객과 매출이 급증했다고 전했다. 재단장 이후인 9월 14일부터 10월 20일까지 매장 방문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늘었고, 매출은 75% 뛰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