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에 1위 빼앗겼다"…삼성전자 반도체 '충격' [황정수의 반도체 이슈 짚어보기]

서버용 D램 점유율 SK하이닉스 1위
3분기 49.6%…삼성전자 35.2%

DDR5 등 최신 서버용 D램에서 '승기'
모듈 경쟁력 바탕으로 납품 확대
SK하이닉스의 DDR5 모듈 제품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서버용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신 규격 서버용 D램인 DDR5(더블데이터레이트5) 등을 결합한 '모듈형 제품' 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경쟁사들보다 우위에 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서버 D램 점유율 49.6%...삼성과 14%P 격차

30일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서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49.6%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매출은 18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2위는 13억1300만달러의 매출로 점유율 35.2%를 얻은 삼성전자다. 3위는 미국 마이크론으로 매출 5억6000만달러, 점유율 15.0%를 나타냈다.

서버 D램은 기업용 클라우드서비스 등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디지털 데이터를 보관하는 시설. 다량의 서버, 통신기기, 전원장치가 구축돼있다)에 들어가는 고부가가치 반도체다. 전체 D램 시장의 약 35~40%를 차지한다. 기업들의 디지털전환과 클라우드 전환이 본격화하면서 데이터센터용 서버 D램 시장이 커지는 추세다.

DDR5 경쟁에서 우위 확보

SK하이닉스가 1위를 차지한 건 최신 서버용 D램인 'DDR5' 성능 경쟁에서 경쟁사들보다 한발 앞서 있는 영향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9월 발간한 'DDR5 성능 검증 백서'를 통해 "자사의 서버용 D램 'DDR5'가 인텔의 CPU에 탑재돼 최고 수준의 성능을 구현해 냈다"고 발표했다.D램의 고객사인 서버업체들이 인텔의 서버용 CPU와 호환되면서 전력을 적게 쓰고, 고성능을 낼 수 있는 D램을 원하는데, SK하이닉스가 인텔과 협업해 요구 사향을 맞췄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인텔로부터 1a(10나노 4세대) DDR5 D램 인증을 받았다. 현재 1b(10나노 5세대) D램 검증을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인텔로부터 1z(10나노 3세대) DDR5 D램 인증을 받은 상태다.

SK하이닉스는 DDR5 여러 개를 묶어 모듈화한 'DIMM' 제품군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버 업체들은 모듈 형태로 D램을 서버에 적용한다. SK하이닉스는 주요 서버용 D램 고객사인 HPE(Hewlett Packard Enterprise)의 최신 서버에서 1b DDR5 모듈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번 점유율 집계에서 인공지능(AI)용 서버에 주로 적용되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은 포함되지 않았다. HBM이 포함됐다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격차는 더 컸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전체 D램 시장에서도 삼성 SK하이닉스 격차 줄어

서버 D램을 포함한 전체 D램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1위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는 좁혀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9.4%로 1위, SK 하이닉스가 35%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미국의 마이크론(21.5%)이었다. 점유율 35%는 SK하이닉스의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점유율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HBM, DDR5 등의 강세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무리한 점유율 확장보다는 수익성 제고와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4분기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 격차가 더욱 좁혀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