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24년은 AI 상용화 원년" 한국은 얼마나 준비돼 있나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4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상용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이 독점 발간한 한국어판 <2024년 세계대전망>에서 ‘내년에 생성 AI를 채택하는 기업이 대폭 늘어 AI로 인한 파괴적인 혁신이 본격적으로 일상을 파고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오픈AI의 AI 챗봇 ‘챗GPT’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딱 1년(11월 30일)이 됐다. 그간 생성 AI 등장으로 인한 변화의 중심엔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인프라를 제공하는 빅테크가 있었다. 내년부터는 그 파급 효과가 일반 기업으로 확산할 것이란 얘기다. 1년간 금융·제약·정보기술(IT)·물류 등 많은 분야의 기업들이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시험했는데 이제 테스트를 끝내고 적용 범위를 획기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빅테크들이 앞다퉈 더욱 전문화한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도 AI 혁신 가속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아마존이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3강(아마존·MS·구글) 가운데 마지막으로 기업용 챗봇 ‘Q’를 공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AI 회의론자’들을 몰아내고 “기술 발전은 선(善)”이라고 주장하는 래리 서머스 등으로 이사진을 새로 꾸린 것도 상업화 경쟁이 가속화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관련 스타트업의 본격적인 성장도 기대된다. 지난해 생성 AI에 대한 세계 벤처캐피털 투자금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360억달러(약 46조5000억원)에 달했다.

기술 혁신의 변곡점에선 필연적으로 새로운 승자와 패자가 생긴다.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피처폰의 제왕 노키아가 그렇게 몰락했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한국 반도체의 쌍두마차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독주하는 AI 반도체 시장을 파고들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정부 역시 AI 기반의 이 거대한 메가트렌드를 잘 봐야 한다. AI 분야 유니콘 기업이 한국에서도 잇달아 나오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AI 주권의 향방을 가를 골든타임은 길지 않을 것이다. 반도체 등 전략산업 지원 체계를 재정비하고, AI 생태계 취약점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찾고 실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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