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시장' 후발주자 대거 참전…유전자 가위 치료제 개발 가속도

과학분야 주목할만한 신기술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30일 발간한 <2024 세계대전망>에서 내년 과학·기술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신기술 영역으로 비만치료제, 유전자 가위, 우주 개발 등을 꼽았다.

올해 의약업계를 뜨겁게 달군 비만치료제 개발 경쟁은 내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의 일라이릴리, 덴마크의 노보노디스크 등이 신약 개발 경쟁을 촉발한 뒤 후발주자들이 앞다퉈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치료제는 70여 종에 달한다. 바이오 기업들은 주사제에 비해 거부감이 덜한 경구용 치료제와 부작용을 줄인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오업계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30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77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유전자 가위도 내년 주목해야 할 신기술로 꼽혔다. 지난 16일 영국 보건부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치료제를 처음 승인했다. 이는 3세대 유전자 교정 기술로 특정 DNA에 결합하는 유전물질과 해당 부위를 도려내는 효소 단백질을 결합한 형태다. 이를 활용해 낫 적혈구병, 베타 지중해 빈혈 등 각종 유전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세계 주요 보건당국이 잇따라 유전자 가위 기술을 공식 승인하면서 관련 치료제 개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세계 각국이 대규모 우주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내년에는 우주 탐사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내년 말까지 유인 달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1960년대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60년 만에 다시 인간을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다. 중국은 로봇을 탑재한 달 탐사선 창어 6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일본은 내년 9월 화성 탐사 임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후발주자 인도도 올해 달 착륙 성공을 기반 삼아 내년 말 금성 탐사선 슈크라얀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민간 우주 기업들은 내년 첫 시험 발사를 앞두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은 첫 로켓 뉴 글렌을 발사하고, 미국 우주개발 스타트업 로켓랩은 재사용이 가능한 로켓 뉴트론 발사를 준비 중이다. 선두 주자인 스페이스X도 내년에 화물 탑재량을 150t까지 늘려 궤도 비행을 추진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