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코트에 선글라스까지…北 김정은·김주애 '시밀러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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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코트에 선글라스 쓰고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군 기념일인 항공절에 딸 김주애를 대동하고 공군사령부와 제1공군사단 비행연대를 찾았다. 김주애가 잇따라 공개 행사에 참석하면서 북한의 우상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군부대 찾은 김정은 부녀
계속되는 김주애 우상화 작업
태영호 "후계자 임명 끝났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 위원장이 김주애와 함께 지난달 30일 공군 주요시설을 방문해 "영웅적 인민 공군의 전체 장병들을 축하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9·19 군사 합의 전면 파기 선언으로 남북 간 군사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신 무장'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김주애는 이날 공군부대 방문에서도 김 위원장과 비슷한 옷차림을 하고 나타났다. 가죽 코트를 걸치고 선글라스를 썼는데, 김 위원장과 색깔만 다른 소위 '시밀러룩'이다. 북한에서 김주애를 '조선의 샛별', '여장군'으로 칭하는 등 본격적으로 우상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알려진 바 있어 특히 주목된다.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28일 평양시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달 23일 군사 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성공 축하 행사에서 김주애를 이같이 부르며 우상화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를 두고 사실상 북한 내 후계자 임명 과정이 끝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서 "지금까지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의 딸에 대해 '사랑하는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만 호칭해 왔다"며 "북한이 이번 위성 발사 성공을 김정은의 10대 딸을 신격화, 우상화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면 북한 지도부 최고위층에서 김정은 딸을 후계자로 임명하는 내부 절차를 끝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김주애는 지난해 11월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 현장에 김 위원장과 동행하며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열병식과 신도시 착공식, 체육 경기 등 각종 공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북한은 김주애의 사진을 담은 우표를 공개하거나 열병식 영상에 김주애가 타는 것으로 보이는 '백마'까지 등장시키면서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북한 정권 선전에 있어 김주애의 역할은 대중에게 김정은의 '김씨 왕조'를 이을 다음 세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