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글이 통신] 대입 후 찾아오는 '대2병'도 슬기롭게 넘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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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S15
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고등학생에겐 관심 없을 수 있지만, 혹시 ‘대2병’이라고 들어본 적 있나요? 주로 대학교 2학년에게 발병하며,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기에 치료법도 모두 다른 아주 악질적인 병입니다. 공통 증상으로는 ‘무기력’과 ‘우울감’인 것 같네요. 대학교 3학년인 저도 작년에 이 병에 아주 심하게 시달렸답니다. 지금은 모두 나은 저는 이 병의 원인을 ‘자신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자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면, 어떨 때 가장 힘들고 어떻게 극복해내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앞서 원인과 증상, 치료법이 모두 다르다고 말한 것도 개인마다 그 힘듦의 포인트가 달라서예요.
대학에 오기까지는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무탈한 생활이 가능합니다, 문제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결국 탈이 납니다.
학생들은 앉아서 하는 ‘학습’에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이로 인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은 반대로 줄어드는데요, 수능을 끝내고 대학에 오기까지는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무탈한 생활이 가능합니다. 어차피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가고, 해야 할 일이 대체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문제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결국 탈이 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자기가 자신의 운명을 쥐었다는 사실을 정말 실감할 때 ‘대2병’이 찾아오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병은 크고 작은 시련을 겪으며 스스로에 대해 제대로 이해했을 때 빠르게 극복할 수 있습니다.여러분은 어떨 때 가장 힘든가요? 대2병을 포함해 인생의 저점에서 중요한 질문은 ‘어떨 때 가장 힘든가’인 것 같습니다. 이 질문은 수능을 준비하는 시기에도 유용할 겁니다. 작게는 공부하는 방법부터 수능에 임하는 전반적인 자세까지, 스스로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면 맥락은 모두 일치합니다.
수능은 여러분에게 정말 큰 목표가 될 것이고, 만약 그 목표를 뛰어넘지 못했을 때 가장 좌절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목표를 뛰어넘든 뛰어넘지 못하든 그 경험은 그저 여러분 인생을 구성하는 수많은 저점 중 하나일 뿐, 여러분을 무너지게 하지는 못할 겁니다. 무엇보다 어떤 목표를 잡고 노력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멋진 일입니다. 인생의 아주 일부에 불과한 지점에서 인생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는 기회니까요.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가 인생 그 자체라는 것을, 그 과정이 또한 자신을 알아갈 수많은 기회 중 하나임을 배우게 됩니다. 과감하게 부딪치고 또 이겨내기 바랍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박태희 성균관대 글로벌리더학부 21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