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글이 통신] 수능 결과 연연 말고 더 큰 미래 준비하자

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대학에 가게 되면 노력하기에 따라 학교 서열이 여러분의 발목을 잡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학에선 수많은 대외활동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벌써 12월이 됐습니다. 며칠 뒤면 수능 성적표도 공개됩니다. 작년 이맘 때 수능 성적표가 나오기 전, 저도 정말 불안했습니다. ‘과연 수시 최저를 맞출 수 있을까’라며 이런저런 경우의 수를 다 따져봤고, 자책만 계속 했죠. 오늘은 수능을 네 번 치러야 했던 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직접적 체험을 통해 수능이 정말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첫 대입을 준비하던 고3 때 수시를 집중적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수능을 전혀 부담 없이 친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6개의 학생부종합전형 수시에 전부 불합격하면서 인생의 첫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또다시 1년간 수험 생활을 해야 한다는 막막함과 친구들에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함으로 속절없이 무너졌습니다.하지만 재수 학원에서 상담을 하며 저처럼 재수하는 친구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진로에 대해 알아갈 시간이 있는 만큼 대학과 전공을 정할 때 더 신중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용기를 얻으면서 누구보다 진심으로 재수에 임하고 수능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답안 작성 과정에서 실수를 해 영어 과목 등급이 엉뚱하게 나와버렸고, 결국 제가 원하던 목표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인생의 고비가 찾아왔지만, 아직 스무 살이기에 다시 도전해볼 시간이 많다는 생각에 삼수를 결정했습니다. 그렇지만 예전처럼 완벽히 준비하기엔 3수를 늦게 시작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힘이 많이 부쳤고, 이런 현실에 맞춰 지원한 지방 국립대의 생각지도 못한 과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처음엔 앞날이 캄캄하다는 느낌뿐이었죠. 그런데 점차 학교생활에 적응하자 새로운 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 적성이 학과와 맞지 않아 전과를 고려해봤지만, 종합대학이 아니었기에 배울 수 있는 과목이 한정적이었습니다. 결국 4반수를 택하고 지금의 대학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제 말씀의 요지는 고등학생 때 생각하던 대학의 모습과 실제로 접한 대학생활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재수나 삼수는 신중하게 결정했으면 합니다. 대학에 가면 노력하기에 따라 학교 서열이 여러분의 발목을 잡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학에선 수많은 대외 활동이 여러분을 기다릴 뿐 아니라,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넓은 세계가 펼쳐질 것입니다. 따라서 수능에서 점수가 생각보다 잘 나오지 않았다고 실망하고 자책하지 마세요. 이런 시간은 가능하면 짧게 갖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꿈꾸길 바랍니다.

김시은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23학번(생글기자 1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