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성폭행하려다 남친 살해 시도한 배달기사, 징역 50년 선고

원룸 사는 여성 노리고 따라 들어가
피해자 남자친구, 의식불명 후 영구장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길 가던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를 휘둘러 성폭행을 시도하고, 이를 제지하는 여성의 남자친구를 살해하려 한 2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배달 기사 A씨(28)에게 징역 50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한 바 있다.재판부는 10년간 아동 등 관련기관 취업제한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5월 13일 오후 10시 56분께 대구 북구의 한 원룸으로 귀가 중이던 20대 여성 B씨를 뒤따라 들어가 흉기를 휘두르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범행은 때마침 B씨 집에 방문한 B씨의 남자친구 C씨에게 제지됐다. 이 과정에서 A씨는 C씨의 얼굴과 목, 어깨 등을 여러 번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이후 C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이르렀다. 그는 중환자실에서 수술받아 의식을 회복했으나 영구 장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원룸에 사는 여성을 노리고 여성들이 경계하지 않도록 배달 기사 복장을 한 채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또, 인터넷에 '강간', '강간치사' 등을 검색하고, 흉기를 미리 준비하는 등 사전에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17년 7월 한 여성의 나체사진을 불법 촬영한 범행도 드러났다.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대담하고 위험하며 중하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으로부터 참혹하고 끔찍한 피해를 입었고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 살게 됐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와 그 가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