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공모주 부진하나 했는데…두산로보·에코프로머티 '막판 뒷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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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보름만에 주가 2배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연말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들어 조단위 대어급 공모주가 기대보다 흥행 저조했던 와중에 막판 뒷심을 발휘하는 것이다.
에코프로머티, 공모가 대비 277%↑
주도주 부재 속 새내기주에 자금 쏠려
"코스피200·MSCI 편입 기대감도"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일 8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엔 4% 넘게 하락 마감했지만, 지난 15일부터 12거래일 연속 랠리를 지속하면서 단기간 110%라는 큰 폭의 상승률을 이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전일 종가는 13만6400원으로, 주가가 공모가(3만6200원) 대비 277% 뛴 상태다. 지난 17일 상장했는데 무려 10거래일 만에 이 같은 수익률을 올렸다. 상장 첫날 81위로 출발한 시가총액 순위도 41위로 무려 40계단 수직상승했다. 지난해 혹한기를 보냈던 공모 시장이 올 들어 회복세를 보이나 했지만, 온기는 대체로 중소형주에만 전달됐다. 고금리 지속과 중동 전쟁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차익실현이 비교적 쉬운 중소형 공모주에 자금 쏠림이 심화했다. 대형주는 반면 주가 상승폭이 소형주보다 더디단 점에서 단기 투자처로 삼기 다소 부담이 있었다. 대어급 기업공개(IPO) 주자들의 흥행이 저조했던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하반기 유가증권 시장에 도전한 SGI서울보증보험은 부진한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받들곤 이내 상장 철회 의사를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수요예측에서 올해 IPO 시장 최저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를 희망 가격 하단에 확정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한 달도 채 안 돼 상장 첫날 고가(6만7600원) 대비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새내기주의 급등세는 박스권 장세 속 뚜렷한 주도주도 없다보니 신규 종목으로 자금이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200 지수 특례 편입 기대감 속 매수세가 몰린 영향도 제기됐다. 정책 수혜에 따른 시장 확대 기대감과 금리 인하 전망도 상승 흐름을 뒷받침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일인 이달 17일부터 전날까지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의 20%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두산로보틱스였다.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증시 자체의 뚜렷한 방향성이 부재하다 보니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신규 상장주들로 수급이 쏠리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지수 특례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두산로보틱스 모두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이들 종목의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편입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때마침 이뤄진 공매도 전면 금지가 패시브 편입 기대 종목에 대한 추세적 상승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나증권은 내년 2월 MSCI 신규 편입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두산로보틱스를 제시했다. 그 다음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언급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매도가 허용될 시기에는 편입 후 공매도 우려로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상황에선 실제 패시브 유입 효과가 더 크게 부각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2월 MSCI 신규 편입 후보 종목군은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알테오젠, 현대오토에버,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순으로 편입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