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800만원 싸게 판다…美서 연말 '재고떨이' 돌입
입력
수정
'전기차 2위' 현대차도 맞불테슬라가 미국에서 연말 '재고할인'에 돌입했다. 올해 테슬라의 소비자 인도량 목표치인 180만대를 채우기 위해서다.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인 현대차그룹도 인센티브를 늘리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미국 홈페이지를 통해 모델 3부터 Y·S·X 등 전(全) 모델에 대한 재고분 가격 인하를 시작했다. 재고가 가장 많은 모델 Y의 경우 별도의 '재고' 코너를 마련해 전 모델을 트림(사양)과 관계 없이 할인 판매키로 했다. 할인 폭은 2400~3000달러(약 313만~391만원) 수준이다.
테슬라 모델 X는 최대 6300달러(약 822만원), 모델 S 세단의 경우 최대 6000달러(약 783만원) 내린 가격에 각각 판매한다.
다만 모델 3의 경우 다른 모델과 같이 재고할인을 시작했지만 판매가 순조로워 일주일 만에 할인을 종료했다.업계는 테슬라가 올해 소비자 인도량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연말 파격 할인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테슬라가 올해 세운 연간 인도량 목표치는 180만대다. 올 1~3분기 누적 인도량이 132만4074대인 점을 고려하면 약 50만대의 차를 3개월 안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신차 수요 둔화로 판매량이 줄자 수차례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차량 수요가 주춤할 때는 가격을 내리고, 판매량이 안정세에 접어들면 가격을 다시 올려 수익을 겨우 보전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나 줄었다.
미국 전기차 시장 2위인 현대차그룹도 맞불을 놨다.현대차·기아는 전기차 부문에서 딜러가 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주는 혜택(인센티브)을 하반기 들어 크게 늘렸다. 현대차와 기아의 주력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와 EV6는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로 받는 보조금 7500달러 이상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IRA 보조금 규정과 상관없는 리스 판매를 늘리며 IRA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상업용 판매와 렌탈 형식으로 공급되는 전기차는 각종 요건과 관계없이 받는 세액공제 혜택을 활용하면서다. 현대차·기아는 기존 2~3%에 그쳤던 상업용 전기차 리스판매 비중을 약 30%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미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 1~3분기 미국 시장에서 총 6만3916대(점유율 7.5%)의 전기차를 신규 등록하며 테슬라(48만9454대, 점유율 57.4%)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