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상승에…메모리 수출 36% 껑충

11월 수출입동향

전체 수출 558억弗, 두달째 늘고
무역수지는 6개월 연속 흑자
석유화학·바이오헬스도 증가세

"내년에도 수출 우상향 전망"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직원들이 경기 화성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클린룸에서 생산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12.9% 늘어났다. /한경DB
“반도체를 포함한 대부분의 제조업 품목 수출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김완기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한국 경제 버팀목인 수출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데 이어 11월에는 반도체 수출, 전체 수출, 무역수지 흑자가 동시에 나타나는 ‘트리플 플러스’를 작년 2월 이후 21개월 만에 기록했다. 구체적인 품목별·지역별 수출 실적도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보이면서 내년에도 수출이 우상향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5개 품목 중 12개 수출 증가

무엇보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반등이 반가운 상황이다. 반도체는 감산에 따른 재고 조정과 가격 상승이 나타나면서 지난달 수출액(95억2000만달러)이 전년 동월 대비 12.9% 증가했다. 주력 상품인 메모리 반도체만 놓고 보면 52억4000만달러로 36.4% 늘었다. 전체 반도체 수출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액도 지난달 29억달러로 5.6% 증가했다.

삼성전자 등은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모바일 D램 가격을 올 4분기 약 25%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는 4분기 모바일 D램 고정거래가격 상승률을 13~18%로 내다봤다. 모바일·PC·서버 등 반도체 수요도 증가하는 분위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 많이 구입한 정보기술(IT) 기기의 교체 주기가 돌아오는 등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며 “내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자동차(21.5%), 일반기계(14.1%), 바이오헬스(18.8%), 디스플레이(5.9%), 무선통신(8.4%), 석유화학(5.9%), 2차전지(23.4%) 등 주요 품목 수출이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흐름이다. 15개 주요 품목 중 12개 품목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증가했다. 이 중 석유화학, 바이오헬스, 2차전지 등 7개는 11월 들어 ‘플러스 전환’한 품목이다. 다만 철강(-11.1%), 석유제품(-4.4%), 컴퓨터(-29.4%) 등 3개 품목은 중국 등 주요 시장의 경기 부진 여파로 수출이 줄었다.

지난달 수입은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이 감소(-22.2%)하면서 전체적으로 11.6% 줄었다. 이에 따라 11월 무역수지 흑자는 38억달러로 전월(16억달러)보다 흑자폭을 21억달러 늘렸다. 6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다.

○대미 수출 역대 최대…중국도 호전

지역별로도 9대 주요 시장 중 미국,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유럽연합(EU), 일본, 중남미, 인도 등 6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을 비롯해 중동과 독립국가연합(CIS)은 감소세였다.미국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109억5000만달러로 24.7% 증가했다. 대미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도 전년 대비 7.9%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증가폭을 더 키웠다. 특히 자동차·반도체·기계·무선통신·바이오 등의 품목 수출이 고르게 증가했다는 점에서 수출의 질 또한 높다는 평가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늘면서 30.2% 증가했고, 일반기계는 64.1%, 반도체는 23.7% 늘었다.

대중 수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무선통신, 컴퓨터 등 IT 품목 수출이 개선되면서 대중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0.2% 줄어드는 데 그쳤다. 김 실장은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생각보다 느리게 나타나고 있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IT 업황 호전으로 작년 수준을 회복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1일 시작한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에 대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진단하면서도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박한신/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