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다음은 '쌍특검' 강행…거부권 정국 '극한 대립'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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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려윤석열 대통령이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치권은 또다시 극한 대립 상황에 빠져들었다. 정치권은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윤 대통령에게 ‘불통’ 이미지를 덧씌우고 노조 등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의석수에서 밀리는 여당은 무기력한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野, 대통령에 불통 이미지 씌우려
거부권 행사 유도 위한 전략"
與, 대통령만 바라보며 '무기력'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옳지 않다”며 “국민적 합의가 높고 법안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큰데 정략적인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 여당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고 주장했다.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노란봉투법 소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방송 3법 소관) 소속 야당 의원들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입장문에서 “윤 대통령은 입법부 요구를 무시하고 거부권을 남용하는 반헌법적 대통령”이라고 했다.
야당은 추후 본회의에서 두 법을 재의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재의결을 위해선 국회의원 298명 중 199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168석을 보유한 민주당으로선 정의당과 친야권 무소속 의원을 모두 동원해도 20명 이상 부족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연말·연초 공천을 둘러싼 여권 내부 분열이 심해지면 재의결 투표를 통해 여당을 흔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강행 처리하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하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성 지지층과 각 직역단체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중도층엔 윤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를 심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야 할 여권은 의석수 부족으로 상임위 직회부, 패스트트랙, 안건조정위원회 등 민주당의 주요 강행 처리 수단에 속수무책이다.다음 전장으로는 이른바 ‘쌍특검’(대장동 50억 클럽,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별검사)이 꼽힌다. 쌍특검은 지난 10월 24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회부됐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달 22일까지 본회의 안건으로 올리지 않더라도 이후 열릴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이 경우 연내 처리가 시급한 내년도 예산안과 총선 선거구 및 선거제 관련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