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도 X 광고 중단…계속되는 '머스크 리스크'

AP "X, 광고주와 관계개선 기미 안 보여"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광고를 중단한다. 1일(현지시간) AP,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X에서 광고를 하지 않는다"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더 나은 플랫폼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X의 비즈니스 운영 책임자인 조 베나로크는 "월마트는 이미 10월부터 X에서 광고를 하지 않고 있다"며 "월마트는 X에서 1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멋진 커뮤니티를 가졌고, X 사용자 절반이 온라인 쇼핑을 한다"고 말했다.

월마트의 광고 중단 발표는 X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반(反)유대주의 논란으로 미국 주요 기업들이 X에 대한 광고 집행을 잇따라 중지하는 가운데 나왔다. 월마트에 앞서 월트디즈니, IBM, NBC유니버설과 모회사인 컴캐스트 등이 X에 대한 광고 중단을 결정했다.

앞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X 영업팀의 내부 문서를 입수해 광고주 이탈에 따른 매출 손실이 최대 7천500만달러(약 9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 달 25일 보도했다.

광고주 이탈 조짐은 머스크가 지난 해 10월 X를 인수한 뒤 플랫폼에서 혐오 표현이 증가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특히 최근 머스크가 반유대주의 음모 주장을 지지하는 글을 직접 올리면서 광고주 이탈이 본격화했다.

지난 달 초에는 X에 게재된 나치 찬양 콘텐츠 옆에 기업들의 광고가 배치돼 있다는 미디어 감시단체 미디어매터스의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X 측은 "광고를 끊어 X를 무너뜨리려는 조작된 보고서"라며 이 단체를 고소했다. 위기를 타개하려는 머스크의 노력도 있었다.

머스크는 지난 달 27일 이스라엘을 직접 찾아 '하마스 섬멸'을 강조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맞장구쳤고,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키부츠(집단농장)를 방문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NYT의 '딜북 서밋' 공개 대담에서 기업들의 광고 중단은 협박과 연관돼 있다며 'f'로 시작하는 단어를 포함한 욕설과 함께 "가 버려라"라고 외치면서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NBC유니버설의 광고책임자로 일하다 X에 영입된 린다 야카리노 최고경영자(CEO)는 "X는 일부 사람들에게는 불편한 정보 독립성을 구현하고 있다"며 "우리는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게 하는 플랫폼"이라고 강조하며, 머스크를 옹호했다.

다만 야카리노 CEO는 콘텐츠에 대한 머스크의 규제 완화로 증오·유해 표현이 늘어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AP는 보도했다. AP는 "X와 광고주들 간 관계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