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여수에 탄소포집 플랜트 '첫 삽'

연간 6.9만t 탄소 재활용
금호석유화학이 지난 1일 전남 여수시 제2에너지 사업장에서 이산화탄소 포집·액화 플랜트 착공식을 열었다. 2025년 초 준공해 연간 6만900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액화탄산으로 가공하겠다는 목표다.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사업을 확대하는 핵심 설비인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 플랜트를 통해 열병합발전소의 스팀·전기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만 선택해 포집한다. 포집한 탄소는 케이엔에이치특수가스의 액화 공정을 거쳐 탄산을 생산한다. 케이엔에이치특수가스는 지난 9월 금호석유화학이 한국특수가스와 합작 설립한 액화탄산 제조·판매 법인이다.연 6만9000t의 탄소 포집으로 연간 2만7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플랜트의 EPC(설계·조달·시공)는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이 맡는다.

탄산은 정유사가 원유를 분리하거나 석유화학 기업이 원자재를 생산할 때 나오는 부산물이다. 지난해엔 경기 침체로 석유화학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며 탄산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탄산을 액화한 액화탄산은 용접용 가스를 비롯해 냉매, 메탄올, 식음료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고부가가치 원료로 활용된다. 코카콜라 브랜드 중 하나인 발저가 이런 과정을 통해 공급받은 탄산으로 탄산수를 출시하는 등 글로벌 식음료(F&B) 브랜드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는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고부가 탄소화합물로 전환하는 기술을 지속 개발해 탄소 중립을 실천하겠다”며 “동시에 신규 사업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