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트럼프의 대선 뒤집기 재판 계속한다"

민·형사상 면책특권 모두 기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치러진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를 뒤집으려 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요청한 민·형사상 면책특권이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계속 옭아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신의 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타냐 처칸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전직 대통령은 연방 형사 책임에 대해 특별한 조건(면책특권)을 누리지 못한다”고 지난 1일 결정했다. 처칸 판사는 “피고인(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범죄 행위에 대한 연방 수사, 유죄 판결,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를 부추기고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당시 재임 중이었던 만큼 면책특권을 적용받아 민사소송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법원에 면책특권을 요구했지만 이번에 기각됐다.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위가 집권 연장을 위한 노력이지 공무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단 사법 리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 대선을 1년가량 앞둔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경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상승하는 ‘테플론 정치인’(허물에 대한 비판이 통하지 않는 정치인)의 전형으로 꼽힌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