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손병두·박상우…윤석열 대통령 2기 경제팀 윤곽

이르면 4일 개각 발표

국토·과기부 등 8~9명 장관 교체
관료출신이 다수…조직안정 방점

거시경제 운용은 기재부가 주도
개혁과 민생은 대통령실이 집중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르면 4일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8~9개 부처 장관을 바꾸는 개각을 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임명된 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필두로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이 본궤도에 오르는 것이다.

2기 경제팀은 거시경제 운용과 시장 리스크 대응은 지금처럼 부총리가 주도하는 ‘F4(기재부 금융위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협의체’에 맡기되, 3대 개혁(노동 연금 교육) 및 민생 관련 정책은 대통령실의 ‘그립’을 강화하는 쪽으로 역할 분담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거시경제·민생 역할 분담 주목

3일 여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차기 총선 출마가 유력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임으로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을 일찌감치 낙점했다. 최 전 수석은 기재부(옛 재정경제부)에서 금융정책과장과 경제정책국장 등 요직을 거치며 ‘천재 관료’로 이름을 날렸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경제금융비서관에 이어 1차관을 지내 거시경제는 물론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다.

신임 금융위원장에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이사장 역시 관료 출신으로 금융위 사무처장과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여당의 강력한 요구로 경기 수원 차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장관직에 취임한 지 불과 석 달이 지난 점 등을 고려해 일단 1차 개각 대상에서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은 대통령실 이관섭 정책실장과 박춘섭 경제수석, 내각에서는 최상목 부총리와 손병두 금융위원장으로 이어지는 진용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관료사회에서는 각 부처 수장에 관료 출신 장관을 임명하는 것을 두고 “조직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정무 감각이 탁월한 이 실장과 예산·재정 전문가인 박 수석이 내각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설된 정책실이 3대 개혁과 민생 관련 경제·사회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책실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예산·재정 수단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12년 만에 내부 출신 국토부 장관 ‘촉각’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도 이번에 개각이 유력하다. 내년 총선 출마가 예상되는 원희룡 국토부 장관의 후임으로는 국토부 출신인 박상우 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심교언 국토연구원장과 김경식·정창수 전 국토부 1차관 등도 물망에 올라있다. 국토부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권도엽 장관(2011~2013년)에 이어 12년 만에 내부 출신 장관이 임명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구개발(R&D) 예산이 현안으로 떠오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로는 이용훈 UNIST 총장과 유지상 전 광운대 총장,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 등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중기부 장관으로는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과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전 19대 비례대표 의원),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유통부문 대표, 유병준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농식품부 장관에는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사실상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 장관에는 선장 출신 법학자로 유명한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송상근 전 해수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한편 대통령실 대변인에는 김수경 통일비서관이, 국정상황실장에는 조상명 사회통합비서관이 임명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