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수혜 기대감' 분리막株 '급등'…이차전지 비교적 '잠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분리막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더블유씨피가 나란히 9~10%가량 상승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해외우려집단(FEOC)' 세부 규정 발표로 탈중국 기조가 강화하면서 국내 분리막 업체들에 수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다.

4일 오전 9시 47분 현재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전 거래일 대비 6500원(9.46%) 오른 7만5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또다른 분리막 업체인 더블유씨피도 전장 대비 4300원(10.6%) 뛴 4만48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들 종목의 급등세는 IRA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는 IRA 친환경차 혜택 제외 대상인 FEOC 관련 세부 규정을 발표했다. 규정에 따르면 미국은 FEOC를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정부의 소유·통제·관할에 있거나 이들 정부의 지시를 받는 기업으로 규정했다. 중국 자본 지분율이 25%가 넘는 합작법인도 FEOC에 포함했다.

전세계 분리막 시장은 중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분리막 시장 점유율은 68%로 전세계 1위다. 이번 IRA 세부 지침이 중국을 견제한 정책이란 점에서 국내 분리막 업체에 온기가 전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유독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차전지 밸류체인(공급망)의 대부분이 중국을 거쳐감에도 이번 IRA 세부 규정안은 탈중국 기조를 강화하는 지침으로, 북미 이차전지 시장과 관련해 한국 기업들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FEOC 발표로 미국이 이차전지 공급망 구축에 있어 중국의 영향력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긍정적"이라며 "투자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향후 기업들의 북미 투자가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IRA 수혜 기대감에도 같은 시간 이차전지 셀 기업을 비롯해 소재주 등은 선별적으로 오르고 있다. 주가 오름폭도 분리막 기업만큼 크지 않다. LG에너지솔루션(0.93%), 삼성SDI(0.45%), 포스코퓨처엠(2.71%) 등은 오르는 반면, POSCO홀딩스(-0.84%), LG화학(-2.06%) 등은 하락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에코프로비엠(16.07%)이 삼성SDI와의 44조원 규모의 공급계약 소식에 탄력받아 16%가량 급등 중이며, 엘앤에프(4.76%)도 5% 가까이 오르고 있다. 반면 에코프로비엠 지주사인 에코프로(-5.94%)는 6%가량 하락 중이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