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부동산 대기업, 내수 포화에 미국 주택개발업체 노린다

日 빈집 늘어나는데 美 주택 수요 강세
대기업 인수 고려…3월까지 한 건 성사 예상
지난해 10월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한 단독주택 밖에 부동산 간판이 걸려있다. EPA
일본 대형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미국 주택건설업체 인수합병(M&A)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엔저로 오른 인수 비용에도 불구하고 포화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4일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복수의 은행 M&A 담당자와 변호사를 인용해 일본 부동산개발업체인 다이와하우스 세키스이하우스 스미토모임업은 최근 잠재적 인수 대상과 인수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3개 기업은 미국 대기업들을 잠재적 인수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지만 소규모 인수 역시 검토하고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내년 3월 이전에 적어도 한 건의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부동산개발업체들이 미국 사업 확장을 노리는 것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인해 더이상 내수시장에서 먹거리를 찾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일본 인구는 전년 대비 80만1000명 줄어들었다. 사망자 수는 156만5000명으로 조사를 시작한 1979년 이후 가장 많았고 출생아 수도는 77만2000명으로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850만채였던 일본 빈집은 향후 20년 간 2000만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이와하우스는 1976년 미국에 진출해 9년 뒤 철수했으나 2011년 다시 캘리포니아주에 자회사를 세웠다. 세키스이하우스는 2017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스미모토임업은 2003년 미국 사업을 시작한지 20년만에 미국에서 9번째로 큰 주택건설업체로 성장했다. 스미토모임업 관계자는 "미국 내 주택 수요가 계속 강세일 것으로 본다"며 "향후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철학을 공유하는 파트너를 찾을 수 있다면 시장 동향과 시기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인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