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렌스, 전기車 심장 '드라이브유닛' 양산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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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선임기자가 간다부산신항 인근 국제산업물류도시 미음산업단지에 있는 코렌스EM의 전기자동차용 드라이브유닛(DU) 제조 공장. 4일 찾은 이곳에선 로봇팔이 모터에 들어가는 각진 동코일을 새끼줄 꼬듯 트위스팅 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코렌스EM은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 등 900여 개 부품을 조립해 DU를 생산한다. 내연기관의 엔진 및 트랜스미션(변속기) 역할을 하는 DU는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의 주행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구동 장치다.
모터·감속기 등 900개 부품 구성
자체 개발 DU, 2025년부터 양산
'희토류 제로' 모터도 개발
코렌스EM은 미음산단 내 약 9만9000㎡ 부지에서 DU를 개발·생산하기 위해 최근 3년간 1450억원을 투자했다. 연구개발(R&D) 인력만 150명에 이른다. 2017년 전장 부품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지난해 DU 핵심 부품 생산에 성공했다. 조용국 코렌스 회장은 “DU 시장은 기술력과 더불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다”며 “초기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DU 완제품 설계와 생산기술을 갖춘 곳은 중견기업 규모에선 코렌스EM이 유일하다. 글로벌시장에서는 현대 모비스를 비롯해 독일 보쉬, 프랑스 발레오, 캐나다 마그마 등이 이를 생산한다. 코렌스EM은 북미 굴지의 전기차 제조업체와 DU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아직은 소량 생산 단계지만 2025년 20만 대 분량의 양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코렌스EM은 최근 추가 생산설비 투자 등을 위해 대신파이낸셜그룹 대신프라이빗에쿼티 및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1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완공된 5만㎡ 규모 공장을 늘리는 설비투자에 활용하게 된다. 스톤브릿지캐피탈 관계자는 “코렌스EM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물량 확보 가능성을 내다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2027년 목표인 기업공개(IPO)까지 지속해서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부산시는 코렌스EM 부지 등 19만8000㎡의 산업용지를 전기차 부품 제조 클러스터로 2021년 지정했다. 이곳에는 코렌스EM의 20개 협력사가 들어올 예정이다. 조 회장은 “인공지능 플랫폼과 기업 간 정보통신기술(ICT) 연결망을 구축해 하나의 공장처럼 관리되는 국내 유일한 전기차 부품 제조 허브로 강력한 산업 밸류체인이 형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렌스EM은 희토류 자석이 들어가지 않는 계자권선형모터(WRSM)도 개발했다. 저속 구간에서 높은 토크를 낼 수 있고 고속 운전에서 제어가 용이하다. 중국 의존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코렌스EM의 모기업 코렌스는 가솔린 EGR쿨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GR쿨러는 자동차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식혀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장치로, 코렌스가 2002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올해 매출은 5000억원 수준이다. 조 회장은 “2030년까지 전기차 DU와 수소연료전지, 나노 소재 분야 등을 합쳐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전동화 및 미래사업 분야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부산=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