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 신진서 "세계대회 첫판이라는 마음으로 3라운드 준비"

신진서, 이번 대회 6연승 해야 한국 농심배 역전 우승 가능
농심배에서 한국 바둑을 구출한 신진서(23) 9단이 "세계대회 첫판을 뒀다는 심정으로 3라운드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신진서는 4일 부산 호텔농심에서 열린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제9국에서 중국의 셰얼하오 9단에게 133수 만에 불계승했다.

이번 대회 출전한 한국 선수 4명이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패한 상태에서 마지막 주자인 신진서마저 패하면 한국은 내년 2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최종 3라운드에 참가조차 못 하고 최하위로 탈락할 위기였다.
하지만 신진서는 이날 셰얼하오를 가볍게 제압한 뒤 "한국 바둑이 위기 상황이었지만 (부담 없이) 내 바둑을 두려고 했다"라며 "괜찮은 바둑 내용으로 이겨서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초반부터 강하게 셰얼하오를 몰아붙인 신진서는 상대 대마를 잡으며 133수 만에 통쾌한 불계승을 거뒀다.

전날까지 7연승을 달린 셰얼하오에 대해선 "장단점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는 선수인데 작년에 비해 단점은 거의 없어지고 장점은 더 강해지고 까다로웠다"라며 "부산에 와서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에 셰얼하오보다 체력적으로 유리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국 바둑계 부동의 1인자인 신진서는 앞서 22∼24회 대회에서 혼자 10연승을 달리며 한국에 3년 연속 우승을 안겼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의 첫 승리를 책임지며 개인적으로 농심배 11연승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번 농심배에서 한국 역전 우승을 이루기 위해선 신진서가 무려 다섯 판을 더 이겨야 한다.
우선 내년 2월 19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최종 3라운드 첫판인 제10국에서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과 대결한다. 이야마를 이긴다면 중국의 커제·딩하오·구쯔하오·자오천위 9단이 차례로 기다리고 있다.

아무리 신진서라고 하더라도 한명 한명 상대하기 쉽지 않은 최상급 기사들이다.

이에 대해 신진서는 "보통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려면 다섯 판은 두어야 하는데 지금 농심신라면배의 남은 판이 다섯 판"이라며 "세계대회 첫판이라는 마음으로 한 판 한 판 최선을 다하겠다"고 3차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내년 2월 상하이에서 신진서가 제6회 농심배에서 이창호가 이룩한 '상하이 대첩'을 능가하는 역전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