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료는 이미 AI시대…SKT '엑스칼리버' 해외공략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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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이어 고양이 엑스레이 사진SK텔레콤의 반려동물 인공지능(AI) 의료 서비스 ‘엑스칼리버’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하는 한편 진단할 수 있는 대상도 늘려나가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장기적으로 엑스칼리버에서 확보한 기술을 사람을 진료하는 데활용한다는 목표다.
AI로 15초 안에 분석·진단
복부 등 주요 질환 대부분 탐지
수의사 보조 솔루션으로 활용
일본·호주 등과 파트너십 체결
○개 이어 고양이로 대상 확대
이 회사는 작년 9월 엑스칼리버를 출시했다.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AI로 분석해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 서비스다. 병원에서 촬영한 반려견의 근골격, 흉부 등 엑스레이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15초 안에 비정상 소견 여부와 위치정보 등 분석 결과를 수의사에게 알려준다.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제1호’ 엑스레이 기반 동물 의료영상 검출 보조 소프트웨어 허가를 획득했다.SK텔레콤은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충남대 등 5개 국립대 수의대학과 협력해 양질의 데이터 세트를 개발했다. 동물 의료 데이터는 사람의 의료 데이터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데이터 증강 기술을 사용했다. 임상 데이터 사진의 명암과 각도에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한 데이터를 만들고 학습시켜 AI의 성능을 향상했다.엑스칼리버의 판독 결과와 국내 대형 동물병원 영상전공 수의사들의 판독 결과를 비교한 결과 양측의 의견이 합치하는 비율이 84~97% 수준이었다. 진단 보조 솔루션으로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들어선 솔루션 고도화에 나섰다. 지난 8월에는 진단 범위를 기존 근골격, 흉부, 심장 크기 측정에서 복부 질환 16종까지 확대했다. 반려견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복부 질환을 추가함으로써 반려견의 주요 질환을 대부분 탐지할 수 있게 됐다.지난달에는 개에 이어 고양이도 진단할 수 있게 됐다. 고양이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해 흉부 5종, 복부 7종을 진단할 수 있고 심장 크기도 자동 측정해준다.
○일본·호주 등 해외 시장 진출
해외 시장 공략도 시작했다. 지난 10월에는 일본 최대 반려동물 보험그룹사인 애니콤 홀딩스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SK텔레콤의 AI 기술과 애니콤 홀딩스가 보유한 반려동물 생애주기별 데이터를 활용해 반려동물 대상 AI 헬스케어 연구 협력 및 의료 서비스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내 동물병원에 엑스칼리버를 보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본의 수의 진료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3조원 이상으로 국내 시장의 두 배 수준이다.지난달에는 호주의 최대 의료기기 유통기업인 에이티엑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엑스레이 등 다양한 의료 영상 장비를 호주 내 동물병원에 공급하고 있다. 호주는 작년 기준 반려동물 입양 가정의 비율이 69%에 달한다. 미국(57%), 영국(40%)보다 높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싱가포르의 의료기기 유통기업 스미테크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SK텔레콤은 엑스칼리버를 시작으로 반려동물 AI 헬스케어 생태계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AI 기반 청진 솔루션을 만드는 스마트사운드, 클라우드 기반 동물 의료 영상 저장 솔루션 제공기업 스마트케어웍스와 협업 중이다. 장기적으로 사람을 진단할 수 있는 AI 솔루션으로 범위를 넓혀간다는 목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국에 4000여 개 동물병원이 있지만 영상진단을 전공한 전문 수의사는 수백 명에 불과하다”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500만 명에 달하는 시대를 맞아 AI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의 의료 복지를 증진하는 사회적 가치도 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