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렌트' 김호영 "20여년 맡은 '엔젤' 그만… 연출 욕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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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엔젤을 놓아주고 다음 시즌부턴 연출가로 '렌트'에 참여하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 김호영(40)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신한카드아티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엔젤은 뉴욕의 가난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렌트'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 생기발랄하고 에너지 넘치는 드래그퀸(과장된 분장이나 퍼포먼스 등으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성)이면서 주변 친구들을 두루두루 따뜻하게 챙기는 캐릭터라서다. 김호영은 2002년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2학년 시절 엔젤로 처음 뮤지컬에 데뷔했다. 이후 다섯 시즌을 거쳐 21년 간 엔젤 자리를 지켜 왔다. 세계 최장수·최고령 엔젤이다. 김호영은 "작품 속에서 엔젤은 주변인으로 하여금 경계를 풀게 만드는 따뜻한 캐릭터"라며 "무대 뒤에서도 마치 엔젤처럼 연습실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게 실제 공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스로 이번 공연이 '마지막 엔젤'이라고 못박아놓고 시작한 이유는 '렌트'에서 새로운 몫을 하고 싶어서다. 배우가 아니라 연출이나 액팅 코치, 드라마투르기(극의 구성과 인물 해석 등을 돕는 역할) 등 스태프로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호영은 "오랜 기간 같은 역할을 맡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떤 틀에 갇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신 작품 전체를 보는 눈이 생겼고, 덕분에 배우와 제작진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 연출을 맡은 앤디도 과거 엔젤을 연기한 배우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김호영은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방송인으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늘 있다고 했다. 과거엔 뮤지컬 '아이다', '맨 오브 라만차' 등 선 굵은 작품의 남자 주인공을 맡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은 '본인 자체가 장르'인 배우가 되고 싶다고. 김호영은 "에너지가 넘치고 튀는 게 내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작품 속에서 단점이 될수도 있겠단 점을 안다"며 "에너지를 분출할 땐 마음껏 분출하면서도 필요할 땐 차분하고 정제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최소 두개 이상의 뮤지컬에서 공연하면서 방송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호영은 "미취학 아동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기 때문에 언제나 내 꿈의 중심엔 배우가 있다"면서도 "지금은 예능이나 홈쇼핑 등 나를 많이 찾아주는 곳에서 활동을 하면서 기다리다가 좋은 작품을 만나면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엔 이같이 유쾌하게 덧붙였다.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기 위해선 당장 잘하는 걸 열심히 하려고요. 홈쇼핑 '완판남'이 돼서 하고 싶은 작품 직접 제작해버리죠 뭐!(웃음)"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뮤지컬 배우 김호영(40)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신한카드아티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엔젤은 뉴욕의 가난한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렌트'에서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히는 인물 중 하나. 생기발랄하고 에너지 넘치는 드래그퀸(과장된 분장이나 퍼포먼스 등으로 여성성을 연기하는 남성)이면서 주변 친구들을 두루두루 따뜻하게 챙기는 캐릭터라서다. 김호영은 2002년 동국대 연극영화학과 2학년 시절 엔젤로 처음 뮤지컬에 데뷔했다. 이후 다섯 시즌을 거쳐 21년 간 엔젤 자리를 지켜 왔다. 세계 최장수·최고령 엔젤이다. 김호영은 "작품 속에서 엔젤은 주변인으로 하여금 경계를 풀게 만드는 따뜻한 캐릭터"라며 "무대 뒤에서도 마치 엔젤처럼 연습실의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려고 노력했고, 그게 실제 공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스로 이번 공연이 '마지막 엔젤'이라고 못박아놓고 시작한 이유는 '렌트'에서 새로운 몫을 하고 싶어서다. 배우가 아니라 연출이나 액팅 코치, 드라마투르기(극의 구성과 인물 해석 등을 돕는 역할) 등 스태프로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김호영은 "오랜 기간 같은 역할을 맡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떤 틀에 갇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신 작품 전체를 보는 눈이 생겼고, 덕분에 배우와 제작진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 연출을 맡은 앤디도 과거 엔젤을 연기한 배우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김호영은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방송인으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늘 있다고 했다. 과거엔 뮤지컬 '아이다', '맨 오브 라만차' 등 선 굵은 작품의 남자 주인공을 맡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은 '본인 자체가 장르'인 배우가 되고 싶다고. 김호영은 "에너지가 넘치고 튀는 게 내 장점이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작품 속에서 단점이 될수도 있겠단 점을 안다"며 "에너지를 분출할 땐 마음껏 분출하면서도 필요할 땐 차분하고 정제된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최소 두개 이상의 뮤지컬에서 공연하면서 방송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호영은 "미취학 아동 때부터 배우가 꿈이었기 때문에 언제나 내 꿈의 중심엔 배우가 있다"면서도 "지금은 예능이나 홈쇼핑 등 나를 많이 찾아주는 곳에서 활동을 하면서 기다리다가 좋은 작품을 만나면 드라마와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엔 이같이 유쾌하게 덧붙였다.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기 위해선 당장 잘하는 걸 열심히 하려고요. 홈쇼핑 '완판남'이 돼서 하고 싶은 작품 직접 제작해버리죠 뭐!(웃음)"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