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에 구겐하임까지, 중동의 문화수도 아부다비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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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e] 이동훈의 Digital eXperience아웃룩
필자는 지난 주 생애 처음으로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 아부다비를 다녀왔다. 워크샵 참석이 방문 목적이었지만, 아부다비의 도시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을 이해해야 하는 워크샵이라, 주최측이 준비한 문화 투어를 통해 아부다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학습하고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아랍에미레이트(UAE)하면 많은 사람들이 사막의 기적 두바이를 떠올리지만, 아랍에미레이트를 구성하는 7개 토호국의 하나로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이자 아랍에미레이트 국토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가장 큰 토호국은 아부다비이다. 현재 아부다비는 아랍에미레이트 석유 매장량의 90%를 기반으로 아랍의 전통과 현대의 문명이 공존하는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재탄생되고 있었는데, 이번 칼럼에서는 이번 아부다비 방문 시 방문한 중동의 문화수도 아부다비의 가장 대표적인 문화 랜드마크 3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 모스크
(Sheikh Zayed bin Sultan Al Nahyan Mosque)
2007년에 아랍에미레이트 초대 대통령인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 나하얀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모스크로 이슬람 건축 양식을 특징으로 하는 국가적, 종교적 관광지이다. 4개의 첨탑, 82개의 돔 그리고 1000여개의 기둥 및 샹들리에는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축구장 크기 5배의 그랜드 모스크는 한 번에 4만 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1000여개의 기둥은 하얀 대리석과 진귀한 돌들 그리고 자수정, 진주 등의 보석으로 꾸며져 있으며, 기둥 위쪽의 금색 부분은 대추야자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한다. 또한, 7천명을 수용하는 실내 기도실에는 2007년 기네스에 등재된 이란에서 공수한 5400sqm 크기의 카펫이 있으며, 대추 야자나무를 뒤집어 놓은 것 같은 샹들리에는 무려 12톤으로 4천만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만들었다고 하니, 화려함의 극치를 체험할 수 있다.또한, 그랜드 모스크의 아름다움은 야간에 더 빛을 발하는데, 저녁 노을에 비친 모스크를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과 조명으로 물든 아름다운 모스크를 밤에 걸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아랍에미레이트 대통령궁(Qasr Al Watan)
2017년에 완공된 대통령궁으로 아랍에미레이트의 문화와 지식을 세계인과 나누기 위해 2019년부터 일반에게도 공개되고 있다. 일반인에게 공개되기 전까지 대통령궁은 해외 정상 지도자들의 방문 시, 환대와 접견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었으며, 일반인에게 공개된 이후에도 해당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건물에는 4가지 색깔이 주로 사용되고 있는데, 흰색은 평화, 노란색은 사막, 어둡고 밝은 파란색은 각각 바다와 하늘을 상징하고 있으며, 궁 내부에 있는 중앙 홀(The Great Hall)에 있는 돔은 직경 37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돔 중 하나이며, 돔까지의 높이도 60미터라 압도적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중앙 홀의 오른쪽에는 대통령궁에서 가장 있기 있는 금빛 구조물이 있는데, 초대 대통령의 어록 “Wealth is not money and oil. Wealth lies in people, and it is worthless if not dedicated to serve the people”을 캘리그라피로 형상화하였다고 하며, 줄을 서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인기있는 포토 스팟이다.그리고, 각국의 정상들로부터 받은 외교 선물을 전시해 놓은 전시장도 있는데, 한국에서 선물한 달항아리 백자 등도 전시되고 있었다.
황홀한 빛의 향연, 루브르 아부다비(Louvre Abu Dhabi)
아부다비의 문화의 섬 Saadiyat Island에 위치한 루브르 아부다비는 2007년 프랑스와 아부다비 정부 간의 문화 교류 협약을 통해 약 10년에 걸쳐 완공되었으며, 아랍에미레이트의 문화적 발전과 개방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선도적인 프로젝트이자 문화 도시를 위한 거대한 발걸음(Massive Step)이다. 루브르 아부다비는 총 12개의 챕터로 나뉘어 전시되고 있는데,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들을 연결하는 인간의 창의성을 주제로 고대에서부터 현대까지의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무엇보다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이자 ‘빛의 장인’으로 일컬어지는 장 누벨이 설계한 건축물이 가장 눈길을 끄는데, 박물관을 덮고 있는 돔형 지붕에 7850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시간대에 따라 박물관 내부에 빛과 그림자가 시시각각 달라지도록 설계하였다. 이 독특한 시스템은 사막 오아시스에 있는 야자나무 잎사귀들이 겹겹이 겹쳐 만들어주는 그늘과 그 사이로 떨어지는 빛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하는데, 이 때문에 내부는 마치 빛이 비처럼 내리는 것과 같은 효과(rain of light)를 보여준다.또한, 루브르 아부다비는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데, 7500톤에 달하는 거대한 은색의 돔 구조물이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섬처럼 보여지는 것이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이며, 관람객들은 끊임없이 변하는 건축과 예술 그리고 태양과 바다의 관계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