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도 책임성도 없었던 올해 인스타그램

사칭·해킹 대응 질문에 근본 대책 없이 "신고해라"만
전 세계에 10억 개가 넘는 계정이 활동하는 인스타그램의 올해 트렌드에 대해 운영사인 메타가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라고 소개했다. 인스타그램 정다정 홍보 총괄 상무는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오피스에서 열린 연말 결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인스타그램이 소비자 데이터 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와 함께 국내 Z세대(16∼24세) 인스타그램 이용자 1천 명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인스타그램에서 접하는 콘텐츠 유형은 유머(22.5%), 일상(16.8%), 반려동물(12.1%), 크리에이터 및 셀럽(11.2%), 패션(9.5%) 등 다양한 분포를 나타냈다.

정 상무는 "이용자들의 관심사가 그만큼 다각화됐고, 각자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 Z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인스타그램 기능은 스토리(26.8%), 릴스(짧은 영상·23.2%), DM(다이렉트 메시지·22.8%)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메타 김나영 글로벌파트너십 총괄은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인기 있었던 콘텐츠와 유망 크리에이터를, 메타 최영 글로벌비즈니스그룹 총괄은 인스타그램 내 올해의 비즈니스 트렌드를 소개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유명인 사칭과 성인 노출 계정, 해킹 등 여러 문제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정 상무는 유명인 사칭 광고·사기 문제와 관련한 질문에 "사칭 계정은 규정 위반이라 엄격히 단속하고 있다"면서 "유저(사용자)도 계속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 측의 문의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관련 문제는) 장기적으로 봐야 할 것 같고,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인스타에 범람하는 홍보성 및 성인 노출 계정에 대한 대응 전략을 묻자 "사용자가 너무 많아서 바로바로 조치가 안 될 수 있다"면서 "바로 신고하면 바로 조치해주는 시스템이라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페북이나 인스타에서 계정 해킹을 당했을 경우 적절한 행동 강령에 대한 질문에도 정 상무는 "고객센터에 신고할 수 있다"며 "그쪽으로 신고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고 답했다.

계정 해킹 문제와 관련한 개선 의지가 있는지를 되묻자 정 상무는 "전담팀이 외국에 있다 보니 한국시간에 맞춰 즉각적인 대응에 어려움 있다"면서 "너무 많은 이용자가 있다 보니 생각보다 신속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