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안전벨트' 맨 드러켄밀러, 엔비디아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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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투자 포트폴리오미국 월스트리트의 유명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70·사진)가 올 3분기에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고 엔비디아를 줄였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 규제 수위를 높인 데 따른 대응이다. 엔비디아 주식을 매각해 불확실성을 줄이면서도 알파벳 주식 매수를 통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비중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美·中 갈등 속 불확실성 대비
"AI 못잃어"…알파벳·MS 늘려
브로드컴·시게이트 새로 추가
주가 부진 옵션헬스케어 정리
드러켄밀러가 이끄는 듀케인패밀리오피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듀케인은 3분기에 엔비디아 주식 7만5419주를 매각했다. 3분기 주가 평균을 기준으로 하면 약 372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월가의 대표적 AI 예찬론자인 드러켄밀러는 지난해 9~12월 엔비디아 주식을 처음 매입했고, 올해 2분기까지 꾸준히 추가 매수했다.그는 엔비디아를 두고 “경기 침체에도 살아남을 종목”이라고 호평했다. 드러켄밀러는 미·중 갈등 때문에 엔비디아 비중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AI용 첨단 반도체 규제를 강화하면서 엔비디아의 중국 실적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드러켄밀러는 대신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매수했다. AI 경쟁에서 선두를 다투는 기업이다. 3분기 듀케인은 알파벳 지분 83만8375주(약 1억971만달러)를 신규 매입했다. 같은 기간 MS 지분도 18만8300주 추가 매수했다.
듀케인은 3분기 동안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및 소프트웨어 업체 브로드컴 지분을 5만1956주 신규 매입했다. 데이터 저장매체 전문 기업 시게이트 지분 91만5043주도 포트폴리오에 새로 추가했다. 브로드컴은 데이터센터용 소프트웨어 제작 역량이 뛰어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시게이트도 데이터 스토리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AI 개발에 필수인 데이터산업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에 투자했다는 평가다.수익성이 부진한 종목은 과감하게 매도했다. 듀케인은 의료기기업체 옵션케어헬스 지분 약 315만8000주, 식료품업체 램웨스턴홀딩스 지분 24만520주를 매도했다. 옵션케어헬스 주가는 올 들어 0.5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 주가 상승률이 6%대인 통신사 T모바일 지분도 42만여 주 매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