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부양 다급한 사우디…"내년 1분기 후에도 감산 가능"

에너지 장관, 원유 감산 의지
푸틴, 이번주 빈살만과 회동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를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을 내년 1분기 이후에도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OPEC+의 추가 감산 결정에도 시장에 회의론이 퍼져 국제 유가가 하락하자 감산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는 평가다.

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내년 1분기 이후에도 감산을 ‘절대적으로’ 지속할 수 있다”며 원유 감산 발표를 이행할 것이라고 단언했다.OPEC+는 지난달 30일 회원국이 내년 1분기까지 하루 총 22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은 추가 감산량이 90만 배럴 수준인 데다 공식 합의가 아닌 만큼 실제 감산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30일부터 국제 유가는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압둘아지즈 장관은 이런 반응에 대해 “하루 220만 배럴 감산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며 이미 수요가 개선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회의론이 대두된 원인 중 하나인 러시아와의 입장 차에 대해서는 “노력했지만 러시아를 설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OPEC+는 감산 발표 이후에도 내홍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러시아가 감산이 아닌 수출 통제를 통해 OPEC+에 보조를 맞춘다고 전했다. 추운 겨울을 장기간 겪는 러시아에서 원유 생산량을 줄이면 자국 수요를 맞추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날 예정이다.

이날 압둘아지즈 장관은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8)에서 화석 연료의 단계적 감축을 촉구하는 문구를 합의문에 넣는 데 동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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