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웨어' 틈새시장 노렸다…매년 매출 2배씩 뛰는 이 회사 [양지윤의 왓츠in장바구니]
입력
수정
지속가능성을 내세운 패션 브랜드들이 물밀듯 생겨나는 가운데 ‘워크웨어(작업복)’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매년 매출을 불려나가는 5년차 친환경 패션테크 스타트업이 있다. 대다수의 친환경 패션 브랜드들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표방하는 것과 달리 리비저너리는 워크웨어 시장으로까지 업역을 넓혀 출범 4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패션테크 스타트업 리비저너리는 워크웨어 브랜드인 ‘블루웨어’를 론칭한 후 매출이 배로 성장하고 있다. 블루웨어는 폐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재활용 섬유를 사용해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울산항만공사,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 등 민간·공기업의 근무용 유니폼을 제작하는 기업간(B2B) 사업을 주로 한다. 디자이너 브랜드인 몽세누·리포지션, 그리고 블루웨어를 운영하는 리비저너리의 매출은 2021년까지만 해도 2~3억원 정도였는데, 블루웨어 출범 이후인 2022년 8억원, 올해는 16억원으로 성장했다. 유니폼 수주가 증가세인 만큼 내년 매출도 올해의 2배 수준일 것이라는 게 박준범 리비저너리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리비저너리 매출의 70%가 블루웨어에서 나온다.
최근 몇년새 친환경이 패션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재활용 섬유로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친환경 워크웨어’에 초점을 맞춘 건 리비저너리가 처음이다. 처음부터 워크웨어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첫 브랜드였던 몽세누가 2018년 출범과 동시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팝업스토어를 내는 등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021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몽세누의 넥타이를 착용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박 대표는 “몽세누가 이름을 알리면서 ‘유니폼을 만들어달라’는 문의가 속출했지만, 처음에는 거절했다”며 “하지만 우연히 방문한 가게에서 땀흘리면서 일하는 직원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분들을 위한 옷을 만드는 것도 ‘패션’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처음 탄생한 제품이 바로 한솥도시락 유니폼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좋은 착용감, 그리고 재활용 원단으로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시장의 가능성을 본 박 대표는 블루웨어라는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며 공기업 유니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그동안 수십년 업력의 전문업체나 대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최근 공기업에서도 ESG 경영이 요구되는 만큼 재활용 소재로 만든 유니폼이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박 대표는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고, 첫 도전에서부터 계약을 따냈다”며 “재활용 원단과 충전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제품보다 10% 가량 비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고객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리비저너리가 B2B 유니폼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건 비단 ‘친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디자인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효성·휴비스 등 소재전문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친환경 원단의 품질도 높였다. 현재 리비저너리는 자체 개발한 원단을 포함해 수백개의 친환경 소재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워크웨어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본 박 대표는 내년부터 기업대소비자(B2C) 워크웨어로까지 업역을 넓힐 계획이다. 단순한 ‘근무복’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망라하는 패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사진작가나 도예가용 작업복이나 바리스타가 카페에서 착용하는 앞치마, 더 나아가 직장인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까지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며 “워크웨어에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한 ‘칼하트’처럼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패션테크 스타트업 리비저너리는 워크웨어 브랜드인 ‘블루웨어’를 론칭한 후 매출이 배로 성장하고 있다. 블루웨어는 폐플라스틱 등으로 만든 재활용 섬유를 사용해 서울도시철도공사와 울산항만공사, 도시락 프랜차이즈 한솥도시락 등 민간·공기업의 근무용 유니폼을 제작하는 기업간(B2B) 사업을 주로 한다. 디자이너 브랜드인 몽세누·리포지션, 그리고 블루웨어를 운영하는 리비저너리의 매출은 2021년까지만 해도 2~3억원 정도였는데, 블루웨어 출범 이후인 2022년 8억원, 올해는 16억원으로 성장했다. 유니폼 수주가 증가세인 만큼 내년 매출도 올해의 2배 수준일 것이라는 게 박준범 리비저너리 대표의 설명이다. 현재 리비저너리 매출의 70%가 블루웨어에서 나온다.
최근 몇년새 친환경이 패션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재활용 섬유로 옷을 만드는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났지만, ‘친환경 워크웨어’에 초점을 맞춘 건 리비저너리가 처음이다. 처음부터 워크웨어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첫 브랜드였던 몽세누가 2018년 출범과 동시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팝업스토어를 내는 등 승승장구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2021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몽세누의 넥타이를 착용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박 대표는 “몽세누가 이름을 알리면서 ‘유니폼을 만들어달라’는 문의가 속출했지만, 처음에는 거절했다”며 “하지만 우연히 방문한 가게에서 땀흘리면서 일하는 직원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다. 이분들을 위한 옷을 만드는 것도 ‘패션’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은 셈”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처음 탄생한 제품이 바로 한솥도시락 유니폼이다. 세련된 디자인과 좋은 착용감, 그리고 재활용 원단으로 만들었다는 점 때문에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시장의 가능성을 본 박 대표는 블루웨어라는 워크웨어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며 공기업 유니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그동안 수십년 업력의 전문업체나 대기업들이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최근 공기업에서도 ESG 경영이 요구되는 만큼 재활용 소재로 만든 유니폼이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박 대표는 “예상외로 반응이 좋았고, 첫 도전에서부터 계약을 따냈다”며 “재활용 원단과 충전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제품보다 10% 가량 비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고객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리비저너리가 B2B 유니폼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건 비단 ‘친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디자이너 브랜드로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고객사의 디자인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효성·휴비스 등 소재전문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친환경 원단의 품질도 높였다. 현재 리비저너리는 자체 개발한 원단을 포함해 수백개의 친환경 소재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했다. 워크웨어 시장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본 박 대표는 내년부터 기업대소비자(B2C) 워크웨어로까지 업역을 넓힐 계획이다. 단순한 ‘근무복’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망라하는 패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사진작가나 도예가용 작업복이나 바리스타가 카페에서 착용하는 앞치마, 더 나아가 직장인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으로까지 확장을 고민하고 있다”며 “워크웨어에서 시작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한 ‘칼하트’처럼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