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재계약에 불붙은 엔터주…"2024년 키워드는 미국"

와이지엔터 25% 급등, 하이브 JYP도 강세
아티스트 재계약 불확실성 해소
내년엔 급성장하는 미국 시장 주목해야

블랙핑크. /사진=연합뉴스

한동안 잠잠하던 엔터주에 다시 불이 붙었다. 블랙핑크 BTS(방탄소년단) 등 주요 아티스트의 공백 우려와 연예계 마약 파문 등으로 내리막을 걸었지만,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급성장에 힘입어 사상 최대 주가를 회복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6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시장에서 25.63% 급등한 6만3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만1900원까지 치솟았다. 와이지엔터는 이날 오전 블랙핑크 멤버 4명 전원의 그룹 전속 계약 체결의 건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블랙핑크 재계약으로 와이지엔터는 자사 최대 지식재산권(IP)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상승세는 다른 엔터주로 옮겨붙었다. 하이브가 7.38% 올랐고 에스엠엔터(5.33%), JYP엔터(3.05%)도 강세로 마감했다.

상반기 2차전지주와 함께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엔터주는 하반기들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급등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고점 대비 20~30% 떨어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예계를 덮친 마약 사건, 카카오발(發) 에스엠엔터 시세조종 의혹 등 크고 작은 외풍에 시달렸고, 앨범 판매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 팬들의 공동구매가 감소하면서 실적 피크 우려가 제기된 영향이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10월 K팝의 중국 음반 수출액은 약 2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800만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일본 등 기존 K팝 시장보다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에 주목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상위 100개 K팝 그룹의 미국 스트리밍은 92억회(1~10월 기준)로 전년대비 39.4% 늘었다. 미국의 K팝 앨범 수출액 비중도 2019년 12%에서 올해(1~9월) 22%로 급증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집중된 미국 2팀을 포함해 8팀의 신인 그룹이 데뷔하면 성장을 재개하고 주가도 재차 사상 최대를 회복할 것”이라며 하이브와 JYP엔터를 톱픽(최선호주)으로 꼽았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2024년 엔터 업종의 주요 키워드는 미국”이라며 “미국은 전세계 음악시장의 41%를 점유하고 있는 독보적 1등 시장으로 아티스트의 인기가 전세계로 전이되는 파급력까지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