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 확보…난도 문제는 더 살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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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수생 많아 변별에 문제 있을 위험성 감안했다"
"정답률 공개, 부정적인 영향 미칠 수 있어 신중해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N수생의 학력 수준을 예측하지 못해 '역대급 불수능'이 됐다는 지적에는 "난도 부분은 더 면밀히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사실상 교육당국의 예측보다 수험생들의 체감난도가 높았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등과의 일문일답. -- N수생 영향이 예측보다 적어서 체감난도가 높았다고 평가해도 되나. ▲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6월과 9월 모의평가 때에 재수생 응시 비율이 낮았고, 본수능에서 약 15만명의 졸업생과 N수생들이 들어왔다.
저희가 관심을 뒀던 부분은 사교육을 통해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아이들이 유리한 '킬러문항'을 배제했을 때 어떻게 변별을 확보할 것인가였고, 또한 모의평가에 참여하지 않는 N수생이 (본수능에) 많이 참여했을 때 변별에 문제가 있을 위험성도 감안했다.
공교육 과정 내의 출제의 원칙을 지키면서 변별력은 확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난도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면밀히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 영어 1등급이 4.7%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절대평가로 전환한 취지가 훼손된 것 아닌가.
▲ (오승걸 평가원장) 기본적인 출제방향은 소위 '킬러문항'에서 벗어나 공교육에 충실한 아이들이 풀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는) 기조는 앞으로 유지를 하면서도, 난도를 어떻게 조절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조금 더 전문가 의견과 올해 시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서 보완해나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 졸업생 응시자가 더 늘어날 경우 어떤 식으로 반영할 것인가. ▲ (오승걸 평가원장)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는 것이 맞다.
다만 당해연도 응시집단의 특성은 충분히 고려하면서 난이도는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N수생의 참여폭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모의평가에 응시하지 않고 본수능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어 그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전년도 수능 경향 분석을 통해 그런 부분을 면밀히 살펴서 가중 범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의도를 달성한 시험이었다고 보나.
▲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일차적으로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공교육에 관련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는 됐다고 본다.
까다로운 문항이 나온다면 결국은 공교육 내에서 나오더라도 또 사교육 쪽으로 갈 수 있는 영향력이 있지 않겠냐는 지적인 것 같은데, 그 부분은 개인적인 판단이다.
아이들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올해 같은 문항 예시라든가 EBS 수능 교재 등 통해서 아이들이 충분히 공교육 범위에서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킬러문항이 여전히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된다.
▲ (오승걸 평가원장) 6월에 어떤 게 킬러문항인지 예시를 보여드렸고 사유를 말씀드렸다.
올해 새롭게 구성한 수능출제점검위원회 참여 교원들도 그 기준에 따라서 분석·점검해서 킬러문항을 배제했고, EBS 문항분석팀이 들어가서 (문항이) 교육과정에 근거했는지를 또 검증했다.
-- 국어·수학영역 내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정답률 등 공개할 계획 없나.
▲ (오승걸 평가원장) 정답률에 대한 지속적인 공개 요구가 있었지만,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지금까지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답률을 공개했을 때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학습 방향을 오인하도록 할 위험성이 있다는 게 많은 교육학자의 견해다.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도) 선택과 진로에 대한 여러 가지 잘못된 해석이 나올 수 있어 공개하고 있지 않다.
▲ (문영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 국어·수학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일단 대입 전형에서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한 이 정보공개가 원하고 잘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점수에 의한 선택'으로 학생의 선택을 왜곡시킬 수 있는, 교육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어서다.
-- 국어가 2019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최고 난도였다.
문제가 없었다고 보나.
▲ (오승걸 평가원장) 어려운 부분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2019학년도 수능에 준한다.
하지만 3등급 이상을 봤을 때는 3등급(커트라인)은 오히려 1점 내려갔다.
중상위층, 3등급 범위에서는 예년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2019년도에는 독서 지문 등 학생들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이 출제됨으로써 도저히 공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는 가운데 표준점수가 높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 관점에서 이번 수능에서는 철저히 그런 문항을 배제했다.
-- 국어·수학 표준점수 차가 줄어 '문과침공'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오승걸 평가원장) 선택과목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려하지만, 응시집단 특성에 따라 완벽하게 균형 있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런 유불리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면밀히 분석해서 보완해나가겠다.
-- 현장교사로 구성된 수능평가자문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했나.
▲ (오승걸 평가원장) 공정 수능을 위해 출제 과정에 점검위원회를 독립적으로 구성했고, 또한 수능출제 전후로 현장교사 중심의 수능평가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출제 이후 자문위원회 의견을 듣고 개선점을 찾았고, 위원회에서 시도교육청 추천을 받은 17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연합뉴스
"정답률 공개, 부정적인 영향 미칠 수 있어 신중해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N수생의 학력 수준을 예측하지 못해 '역대급 불수능'이 됐다는 지적에는 "난도 부분은 더 면밀히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며 사실상 교육당국의 예측보다 수험생들의 체감난도가 높았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등과의 일문일답. -- N수생 영향이 예측보다 적어서 체감난도가 높았다고 평가해도 되나. ▲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6월과 9월 모의평가 때에 재수생 응시 비율이 낮았고, 본수능에서 약 15만명의 졸업생과 N수생들이 들어왔다.
저희가 관심을 뒀던 부분은 사교육을 통해 문제풀이 기술을 익힌 아이들이 유리한 '킬러문항'을 배제했을 때 어떻게 변별을 확보할 것인가였고, 또한 모의평가에 참여하지 않는 N수생이 (본수능에) 많이 참여했을 때 변별에 문제가 있을 위험성도 감안했다.
공교육 과정 내의 출제의 원칙을 지키면서 변별력은 확보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난도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면밀히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 영어 1등급이 4.7%면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절대평가로 전환한 취지가 훼손된 것 아닌가.
▲ (오승걸 평가원장) 기본적인 출제방향은 소위 '킬러문항'에서 벗어나 공교육에 충실한 아이들이 풀 수 있는 문항(을 출제하는) 기조는 앞으로 유지를 하면서도, 난도를 어떻게 조절해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조금 더 전문가 의견과 올해 시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서 보완해나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 졸업생 응시자가 더 늘어날 경우 어떤 식으로 반영할 것인가. ▲ (오승걸 평가원장)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하는 것이 맞다.
다만 당해연도 응시집단의 특성은 충분히 고려하면서 난이도는 어느 정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N수생의 참여폭을 고려해야 하겠지만, 모의평가에 응시하지 않고 본수능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어 그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전년도 수능 경향 분석을 통해 그런 부분을 면밀히 살펴서 가중 범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의도를 달성한 시험이었다고 보나.
▲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일차적으로 킬러문항이 배제됐다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는 공교육에 관련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계기는 됐다고 본다.
까다로운 문항이 나온다면 결국은 공교육 내에서 나오더라도 또 사교육 쪽으로 갈 수 있는 영향력이 있지 않겠냐는 지적인 것 같은데, 그 부분은 개인적인 판단이다.
아이들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올해 같은 문항 예시라든가 EBS 수능 교재 등 통해서 아이들이 충분히 공교육 범위에서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킬러문항이 여전히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된다.
▲ (오승걸 평가원장) 6월에 어떤 게 킬러문항인지 예시를 보여드렸고 사유를 말씀드렸다.
올해 새롭게 구성한 수능출제점검위원회 참여 교원들도 그 기준에 따라서 분석·점검해서 킬러문항을 배제했고, EBS 문항분석팀이 들어가서 (문항이) 교육과정에 근거했는지를 또 검증했다.
-- 국어·수학영역 내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정답률 등 공개할 계획 없나.
▲ (오승걸 평가원장) 정답률에 대한 지속적인 공개 요구가 있었지만,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지금까지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정답률을 공개했을 때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학습 방향을 오인하도록 할 위험성이 있다는 게 많은 교육학자의 견해다.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도) 선택과 진로에 대한 여러 가지 잘못된 해석이 나올 수 있어 공개하고 있지 않다.
▲ (문영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대학수학능력시험본부장) 국어·수학의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일단 대입 전형에서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한 이 정보공개가 원하고 잘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점수에 의한 선택'으로 학생의 선택을 왜곡시킬 수 있는, 교육적이지 않은 측면이 있어서다.
-- 국어가 2019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최고 난도였다.
문제가 없었다고 보나.
▲ (오승걸 평가원장) 어려운 부분이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2019학년도 수능에 준한다.
하지만 3등급 이상을 봤을 때는 3등급(커트라인)은 오히려 1점 내려갔다.
중상위층, 3등급 범위에서는 예년 수준을 유지한 것이다.
2019년도에는 독서 지문 등 학생들이 상당히 이해하기 어려운 지문이 출제됨으로써 도저히 공교육에서 준비할 수 없는 가운데 표준점수가 높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 관점에서 이번 수능에서는 철저히 그런 문항을 배제했다.
-- 국어·수학 표준점수 차가 줄어 '문과침공'이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 (오승걸 평가원장) 선택과목 유불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려하지만, 응시집단 특성에 따라 완벽하게 균형 있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이런 유불리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면밀히 분석해서 보완해나가겠다.
-- 현장교사로 구성된 수능평가자문위원회는 어떤 역할을 했나.
▲ (오승걸 평가원장) 공정 수능을 위해 출제 과정에 점검위원회를 독립적으로 구성했고, 또한 수능출제 전후로 현장교사 중심의 수능평가자문위원회를 구성했다. 출제 이후 자문위원회 의견을 듣고 개선점을 찾았고, 위원회에서 시도교육청 추천을 받은 17명의 교사가 참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