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스톤 자회사 회계에 결함"…행동주의 펀드, 공매도 나섰다

머디워터스 "유동성 위기" 주장
BXMT 주가 하루만에 8% 폭락
미국 헤지펀드 머디워터스가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부동산 투자 신탁회사에 공매도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회계장부에서 결함을 발견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머디워터스와 블랙스톤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양측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머디워터스의 카슨 블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블랙스톤 모기지 트러스트(BXMT)의 장부에서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며 대규모 공매도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대출 상품 대다수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놓여 있다”며 “내년 중반께 배당금 대폭 삭감이 예상되며, 유동성 위기 위험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머디워터스는 2010년 블록이 설립한 공매도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회사 이름(Muddy Waters)도 중국의 병법 ‘혼수모어(混水摸魚)’에서 따왔다. 혼수모어는 물을 혼탁하게 한 뒤 고기를 잡는다는 의미다. 머디워터스는 중국판 스타벅스로 불렸던 루이싱커피, 중국 최대 교육업체 하오웨이라이 등 주로 중국 기업의 회계 부정을 폭로하면서 공매도 투자로 수익을 냈다.

이번 ‘사냥감’인 BXMT는 블랙스톤이 2013년 설립한 부동산 투자 회사다. 주로 북미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한 대출 상품을 운용하는데, 규모는 약 220억달러다. 머디워터스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BXMT가 담보로 잡은 자산의 가치가 대출액을 밑돌게 됐다고 주장했다. 블록 CIO는 BXMT의 장부상 손실액이 약 25억~45억달러로 시가총액(36억달러) 이상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폭로가 나온 6일 BXMT 주가는 전날보다 8.05% 폭락했다.BXMT는 “지난 3분기 배당금의 126%에 달하는 분배 가능한 수익을 기록했고, 현금성 자산도 18억달러”라며 “지난 12개월 동안 부동산 대출이 38억달러가량 상환됐다”고 반박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