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X프랭크 게리,아만X구마 겐고…건축 명장들의 마이애미[마이애미 아트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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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건축가들의 무대가 된 마이애미지난 6일(현지시간) 공식 개막한 아트바젤 마이애미. 전세계 미술 애호가와 '큰손' 컬렉터들이 모이는 이 아트페어(미술장터)의 핵심 축은 통상 미술품으로 부르는 회화·조각과 함께 건축·디자인 분야다.
루이비통은 아트바젤에 프랭크 게리 컬렉션 첫 공개
구마 겐고는 아만리조트와 손잡고 가구 선보여
현대건축에 고난도 기술을 접목해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과 LA의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뉴욕 타워 등을 건축한 프랭크 게리, 그리고 일본을 대표하는 '나무 건축'의 대부 구마 겐고는 마이애미 아트위크에서도 '스타'였다.
프랭크 게리X루이비통
루이비통은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에서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캐나다계 미국인 건축가 게리와 협업해 디자인한 핸드백 컬렉션을 공개했다. 94세 노(老) 건축가가 선택한 독특한 재료와 혁신적인 디자인은 많은 이들의 감탄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파리 불로뉴 숲 안 루이비통재단미술관을 건립한 건축가이기도 하다.큰 테마는 네 가지다. 루이비통의 대표 모델인 카퓌신 라인의 핸드백, 트위스티드 박스 트렁크, 곰 테마의 '베어 위드 어스' 클러치 등이다. 이 중 클러치는 2014년 게리의 조각 작품에서 영감을 얻었다. 가방 외에도 게리의 'Les Extraits' 향수 포장과 '셀러브레이팅 모노그램' 프로젝트의 초기 드로잉도 함께 전시됐다. 루이비통의 카퓌신 라인은 그 동안 쿠사마 야요이, 박서보, 우고 론디노네 등과 협업해왔다. 이번 라인은 어느 때보다 다채롭다. '카퓌신 미니 블러썸'은 향수병으로 아연 도금된 꽃잎이 유리처럼 반짝인다.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을 위해 게리가 만들었던 로고를 연상케한다. 가방 뿐만 아니라 초기 드로잉고 다양한 스케치 모델, 프랑스 메종의 컬래버를 보여주는 영상도 전시장 전체를 메웠다.구마 겐고X아만리조트 가구 첫 공개
세계에서 가장 수수께끼 같은 호텔 브랜드 중 하나인 아만리조트그룹. 이들은 6일 아트바젤 마이애미 비치의 길 하나 건너에서 열리는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특별한 부스를 공개했다. 가구와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만 인테리어'의 한정판 최신 컬렉션을 선보인 것. 일본의 건축 거장 구마 겐고의 식탁과 의자가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들은 햇빛과 나무가 만드는 빛과 그림자에서 영감을 받았다. 화려한 부스들이 주변을 가득 메우지만 아만의 부스만큼은 동양식 절제된 프레젠테이션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오래 잡아 끌었다. 부스 디자인은 일본의 라이프 스타일 디자인 그룹인 미구미와 손잡았다. 아만 인테리어의 모라드 태브리지 CEO는 "아만 팬들 중 영적인 평온함을 추구하는 수요가 많다"며 "구마 겐고와의 협업으로 차분하고 명상적인 공간을 구상하고 싶었다"고 했다. 아만은 아만 주택 소유자들에게만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일부 가구 등은 4000달러부터 판매된다. 낮은 벤치와 의자, 사이드 테이블을 전시했는데, 하얗게 칠한 나무 상판 테이블이 시선을 사로 잡는다. 구마의 디자인은 식탁과 의자에 추상적인 나무 격자 무늬를 활용했다. 마치 땅 위에 나무가 매달려 있는 것처럼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디자인을 선보였다.구마 겐고는 최근 마이애미 비치 주거용 타워를 설계 중이기도 해 마이애미 사람들의 관심이 더 컸다. 2026년 개장을 목표로 구마 겐고가 처음으로 마이애미에 건축물을 짓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한달이 채 안된 시점이라 더 그렇다.
마이애미=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