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게임이론 이용하면 '미루는 습관'도 고칠 수 있다고?

자기 극복의 기술

실생활에서 이용하는 게임이론
타인과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자신을 바꾸는 방법으로 활용
인간은 결코 혼자 살 수 없고, 사회 공동체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쟁하거나 타협하면서 살아간다. 타인의 결정은 나의 상황에 영향을 미치고, 나의 결정 역시 타인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다. 이렇게 각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경제주체의 편익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을 연구하는 학문이 ‘게임 이론’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인생의 모든 상황 역시 게임이다. 다양한 선택과 결정의 상황에서 우리의 어떤 선택은 나의 삶에 그리고 타인의 삶에 여러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최근 리얼 연애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남녀 간의 밀당 상황이야말로 게임 이론이 적용되는 가장 치열한 두뇌 싸움이기 때문이다. 남녀 출연자들은 자신의 패를 보였다 감추기를 반복하면서 흥미진진한 게임을 한다.
<자기 극복의 기술>은 게임 이론을 통해 자신의 단점이나 약점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지난달 말 독일에서 출간된 이 책은 복잡한 게임 이론을 대중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해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 이론에 대한 이론적인 지식을 설명하면서, 직장 생활이나 대인관계 등 다양한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을 함께 제시한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합니다. 중요한 일은 미루고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죠. 하루가 끝나면 하루가 어디로 갔는지, 한 해가 끝나면 한 해가 어디로 갔는지, 인생이 끝나면 인생이 어디로 갔는지 자기 자신에게 묻습니다.”유튜브에서 게임 이론 전문가로 활약하며 3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릭 교수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허비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미루는 습관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 어떻게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게 좋은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게으른 자신을 극복할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선사한다. 인생을 항상 승리하는 게임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안내한다.

‘주인-대리인 이론(Principle agent theory)’은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게임 이론이다.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주인이 대리인에게 일을 맡길 경우, 대리인의 사적 이익 추구와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정치 현장에서 국민의 대리인인 정치인들이 벌이는 각종 부패와 비리 또는 주식시장에서 주주의 대리인인 증권사가 내리는 엉뚱한 결정은 주인-대리인 이론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주인-대리인 관계가 나 자신 안에도 얼마든지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안에는 서로 다른 여러 자아가 있고, ‘의지와 두뇌’ 또는 ‘두뇌와 신체’의 관계도 주인과 대리인의 관계로 볼 수 있다.
게임 이론을 통해 우리는 상대방의 반응과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을뿐더러, 교활하면서도 고집스러운 나 자신도 통제할 수 있다. 책은 마음과 행동을 바꾸고, 습관을 바꾸고, 결국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게임 이론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당장 욕심을 채우고 나중에 후회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방해 요소와 내부 저항을 제거하고, 열정을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꾸준히 좋은 방향으로 삶을 개선해나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