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게임이론 이용하면 '미루는 습관'도 고칠 수 있다고?
입력
수정
지면A18
자기 극복의 기술
실생활에서 이용하는 게임이론
타인과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자신을 바꾸는 방법으로 활용

가만 생각해보면 인생의 모든 상황 역시 게임이다. 다양한 선택과 결정의 상황에서 우리의 어떤 선택은 나의 삶에 그리고 타인의 삶에 여러 파급 효과를 일으킨다. 최근 리얼 연애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남녀 간의 밀당 상황이야말로 게임 이론이 적용되는 가장 치열한 두뇌 싸움이기 때문이다. 남녀 출연자들은 자신의 패를 보였다 감추기를 반복하면서 흥미진진한 게임을 한다.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지만, 완전히 다른 행동을 합니다. 중요한 일은 미루고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죠. 하루가 끝나면 하루가 어디로 갔는지, 한 해가 끝나면 한 해가 어디로 갔는지, 인생이 끝나면 인생이 어디로 갔는지 자기 자신에게 묻습니다.”유튜브에서 게임 이론 전문가로 활약하며 3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티안 릭 교수는 중요하지 않은 일에 시간을 허비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 미루는 습관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 어떻게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게 좋은지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게으른 자신을 극복할 수 있는 신선한 아이디어를 선사한다. 인생을 항상 승리하는 게임으로 만드는 방법으로 안내한다.
‘주인-대리인 이론(Principle agent theory)’은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게임 이론이다. 정보의 비대칭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주인이 대리인에게 일을 맡길 경우, 대리인의 사적 이익 추구와 도덕적 해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정치 현장에서 국민의 대리인인 정치인들이 벌이는 각종 부패와 비리 또는 주식시장에서 주주의 대리인인 증권사가 내리는 엉뚱한 결정은 주인-대리인 이론으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주인-대리인 관계가 나 자신 안에도 얼마든지 성립될 수 있다는 점이다. 내 안에는 서로 다른 여러 자아가 있고, ‘의지와 두뇌’ 또는 ‘두뇌와 신체’의 관계도 주인과 대리인의 관계로 볼 수 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