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원가 40%가 리튬…업계, 재고 줄이기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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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값 t당 10만위안 깨져리튬 가격이 급락하면서 양극재 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3~4개월 전 비싸게 사둔 리튬으로 양극재를 생산해 팔면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양극재 원가에서 리튬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한다. 국내 양극재 업체는 리튬 재고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비쌀 때 사뒀던 업체들 '날벼락'
8일 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양극재 수출 규모는 7억1630만달러(약 9380억원)로, 전월 대비 27.8% 감소했다. 양극재 수출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월간 10억달러를 웃돌았다. 9월에도 9억926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는데, 리튬값 급락과 함께 크게 줄어들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양극재 주문이 감소한 데다 리튬 가격이 양극재 판가에 반영되면서 수출액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양극재 업체 실적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에코프로비엠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업계 전망치 평균)는 6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감소할 전망이다. 4분기 엘앤에프 영업이익도 126억원에 그치며 76.2%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 업체들은 리튬 가격 하락에 따라 재고를 최소화하고 리튬 직접 구매를 늘리고 있다. 엘앤에프는 올해 3000억원어치의 탄산리튬 재고를 내년엔 500억원 미만으로 줄일 계획이다. 리튬 구매와 실제 투입 간 기간을 단축해 가격 변동 위험을 축소하기 위한 조치다.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홀딩스가 제련하는 리튬을 먼저 도입하기로 했다. 리튬 기업을 통해 구매할 때보다 비용이 싼 데다 가격 협상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2030년까지 염수 리튬 10만t, 광석 리튬 22만t, 점토 리튬 등 기타 리튬 7만t, 리사이클링(재활용) 리튬 3만t 등 연간 총 42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에코프로그룹의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호주 리튬업체 아이오니어의 탄산리튬을 받아 고순도 수산화리튬으로 변환해 에코프로비엠에 공급할 예정이다.
양극재 업체들은 리튬 가격 변동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탄산리튬 가격은 2015~2018년에도 폭등과 폭락 사이클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리튬 가격 급등락을 경험했다”며 “재고 축소와 가격 모니터링으로 광물 가격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