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평가의 공정성 확보와 다면 평가

한경닷컴 더 라이프이스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가의 공정성 확보
평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크게 2가지이다. 하나는 조직과 구성원의 육성이고, 다른 하나는 회사의 지속적 성과창출이다. 물론 인사적 관점에서는 인력의 유형별 관리, 승진과 보상 등의 연계 활용, 잠재 역량 개발 등 다양한 목적이 있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얻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평가의 설계와 운영에 있어 공정성이 담보되어야만 한다. 공정성을 잃은 평가는 조직과 구성원에게 불만과 갈등을 야기할 뿐이다.

평가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전통적 평가는 연공 중심의 결과를 중시하는 평가제도였다. 상사 입장에서 부하를 평가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모든 평가 과정과 결과는 비밀주의였다. 평가 결과가 보상과 승진에 결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대평가가 대부분이었으며 업적 위주의 평가였다.
평가 등급과 가중치는 회사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보통 5단계였다.
현재 많은 글로벌 기업들은 평가의 목적을 성과창출에 중점을 두지만, 조직과 구성원의 육성도 매우 중요시하며 상대에서 절대평가로 방향이 바뀌고 있다.
목표 설정부터 업적과 역량을 정하고, 최소 월별 점검과 피드백을 강화하고 있다.
상사에 의한 하향 평가를 보완하기 위해 다면평가(상사, 동료, 부하, 고객 등)를 도입하여 공정성을 추구한다. 평가는 목표설정, 과정관리, 평가 결과까지 모두 전산화하여 공개하고 기록 관리를 가져가고 있다.A회사는 CEO의 지시로 전 임직원 의식 조사에서, 구성원의 평가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긍정응답율로 했을 때, 10%를 넘지 못했다. 50개 항목 중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었다. 평가제도의 불만 요인 1순위는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구성원들은 평가제도에 대한 불만은 크게 6가지였다.
① 성과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② 제로섬 게임으로 한 쪽이 잘하면 다른 한 쪽의 이익을 가져간다는 생각으로 서로 줄다리기하는 기분이다.
③ 평가제도가 회사 성과에 기여하지 못하고 갈등만 초래한다.
④ 납득하기 어려운 평가 결과로 상사에 대한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
⑤ 기대 이하의 낮은 평가를 받으면, 업무에 대한 몰입도와 사기가 떨어진다.
⑥ 1년 동안 단 한번도 적절한 피드백과 면담을 한 적이 없는데 평가 결과를 받으면 황당하다.
사실 평가를 하는 조직장들의 애로사항도 크다. 팀원 모두가 열심히 했는데, 누구는 높은 등급을 부여하고 누구는 낮은 등급을 부여해야만 하는 상황이 힘들기만 하다.
회사는 조직장에 의한 일방적인 하향 평가는 문제가 많다고 인식하고, 다면 평가를 도입하여 전방위 평가와 과정의 공유를 통한 업무 활성화를 기대했다.

결과적으로 A회사의 다면평가 도입을 통한 공정성 확보는 2년이 되지 않아 조직과 구성원에게 상처를 남기고 실패로 끝났다. 다면 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종전과 같은 업적과 역량 평가에 대해 상사에 의한 하향식 상대평가로 회귀하였다. 다만, 상대평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직 평가를 개인 평가에 연계하는 방안으로 했다. 왜 A회사는 다면 평가를 폐지했을까?

왜 다면 평가는 실패하는가?
평가가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조직과 구성원의 불만 요인이 되는 원인은 다양하다.
평가제도 설계, 평가 기준의 모호함, 평가자의 스킬과 성향 차이, 주관부서와 조직장의 실천 의지, 온정적 조직문화, 점검과 피드백 미흡 등 복합적 원인이 신뢰를 주지 못하게 한다.평가자 오류만 해도 다양하다. 많은 평가 관련 서적을 보면, 후광효과, 관대화 경향, 중심화 경향, 가혹화 경향, 최신 효과, 전형화 오류, 대비 오류, 연공 중시, 논리적 착오 등 여러 원인이 있다. 모든 평가자는 자신은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평가가 한 사람의 직장 생활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한다고 말한다. 평가자 교육에 참석한 조직장인 평가자에게 4가지 질문을 했을 때 그렇게 하고 있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첫째, 회사, 상사, 본인, 구성원의 업적과 역량 목표를 알고 있는가?
둘째, 구성원의 월별 업적과 역량, 잘한 점 및 애로사항에 대해 기록을 가지고 있는가?
셋째, 최소 월별 구성원과 1:1로 업적과 역량에 대한 30분 정도 면담을 하고 있는가?
넷째, 팀원들은 다른 팀원들이 무엇을 하고 있고 했는가를 알고 있고, 팀 목표를 알고 있는가?
평가자들은 주간 업무 실적과 계획을 받고 조정해 주면 실적 관리와 과정 관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간 업무 실적과 계획은 목표와 무관할 수도 있고, 역량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

다면 평가를 도입한 기업이 실패한 이유는 크게 3가지로 살펴 볼 수 있다.
첫째, 팀원이나 동료들이 팀장의 역할과 하는 일을 모르며,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평가는 일정 기간 동안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알고 하고, 하도록 이끌고, 했는가를 점검하여 그 결과를 측정해 주는 과정이다. 팀원이나 동료가 팀장이 무엇을 하고 있고 했는가를 알지 못한다.
둘째, 인기 영합의 경향 심화이다. 조직장의 평가는 전문성, 품성, 리더십이 중요하지만, 결국은 조직 성과이다 팀워크와 조직 성과로 조직장은 평가받아야 한다.
조직장이라면 상급자의 철학과 원칙을 알고 이와 연계하여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다면평가의 상향 평가자는 상사의 이런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잘해주는 것만 생각한다.
성과를 독려하는 조직장, 자신에게 잘해주는 조직장 누가 좋은 평가를 받겠는가?
셋째, 조직장이 하부 직원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연출된다. 사실 직책이 높아질수록 생존의 위기를 느끼며 보신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직원에게 강하게 업무를 부과하고, 잘못이 있었을 때 질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다면 평가 결과가 나쁘면 보직해임 또는 퇴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전전긍긍하게 된다. 조직 기강이 바로 설 수 있겠는가?
물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적용될 만큼, 상사가 무리한 지시와 언행으로 힘들게 하거나 피해를 주면 곤란하다.

다면 평가가 아닌 평가 공정성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평가의 공정성을 올리는 방법은 매우 많다. 많은 인사 부서 임직원, 현업의 조직장이 공정성 제고 방법을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제대로 실천을 해야 하는데 바쁜 업무를 이유로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개선되지 않고 제자리를 맴도는 가장 큰 이유이다.평가의 공정성을 올리는 1순위는 평가제도의 개선이다. 매월 면담의 정례화, 평가 등급의 공개, 평가 이의 도, S등급의 공적서 제출, 2등급 차이 시 사유서 제출, 평가자 워닝, 평가 위원회 개최 등이다.
2순위는 조직장의 평가 역량의 강화이다. 평가의 중요성과 마음가짐, 평가제도 이해 및 방법 숙지, 상황별 면담 요령, 결과에 대한 책임 등에 대한 교육, 자료 제공, 평가 결과에 대한 점검과 피드백 등으로 조직장이 평가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버리고 활용의 가치를 올리도록 해야 한다. 구성원에 대한 발표 점검 피드백 면담을 통해 구성원에 대한 관심과 지도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3순위는 평가 프로세스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 및 실행이다. 목표 설정과 조정, 발표와 면담을 통한 과정 관리, 기록에 의한 평가가 1년 주기로 매월 구체적으로 실시되도록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실천되어야 한다. 추진하면서 발생되는 문제점은 그때그때 해결하면 된다.
가장 큰 문제점은 제도만 있고 실천이 안되는 것이다. 제도가 있다면 그 제도가 제대로 실행되도록 홍보하고 실제 운영되어야 한다. 제도를 만들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한경닷컴 The Lifeist> 홍석환 대표(홍석환의 HR전략 컨설팅, no1g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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