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 지역경제] 해 지면 더욱 빛나는 도시 통영, '야간관광 1번지' 도약

2020년부터 야간관광 본격화…디피랑 등 야간 명소·야간 투어 활성화
방문자 숙박비율 2019년 16.5%→작년 17.8% 상승…시 "야간관광 성지 만들 터"
해가 지면 더욱 빛나는 도시 경남 통영시가 '야간관광 특화도시 1호'로서 확실한 자리매김에 나섰다. 화려한 경관에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춰 전국에서 관광객이 찾아오며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효과가 이어진다.

남해안 관광 중심지인 통영은 관광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통제영 300년 역사가 서린 여러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 이곳에서 배출된 많은 문화 예술인은 그 자체로 통영의 관광 콘텐츠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통영을 둘러본 뒤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관광객이 많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작은 것은 늘 고민이었다.

이에 2020년부터 본격적인 야간관광 도시로 도약을 꿈꿨다. 단순히 통영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 오래 머무르며 체류할 수 있는 여행지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야간관광이었다.

낮부터 밤까지 같은 공간에 있더라도 시간대에 따라 새로운 볼거리가 생긴다면 관광객을 오래 붙잡아 둘 수 있었다. 그해 6월 '밤이 아름다운 도시 통영' 선포식을 열고 새 관광 마케팅 전략으로 추진해간 것도 이 때문이다.
2020년 10월 통영 남망산공원 내 문을 연 디피랑은 통영 야간 관광의 선봉장이 됐다.

국내 최대 규모 디지털 파크인 이곳은 통영 유명 벽화 마을인 동피랑과 서피랑을 모티브로 미디어 아트 기술을 접목했다.

남망산공원 기존 산책로에 구간별로 생동감 있는 디지털 미디어 장치를 설치해 15개 테마가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곳곳에서 벽화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미디어 아트로 표현되며 야간에 통영을 찾은 시민들에게 색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통영시는 지난해 9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야간관광 특화도시 1호'로 선정됐다.

그해 12월 통영 야간 관광 브랜드인 'Tonight, TongYeong'을 선포하며 야간관광 1번지에 더욱 속도를 냈다.

특색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야간 관광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이어진다.

지난 8월 열린 제62회 통영한산대첩축제는 올해 '야간경제 관광형 축제'로 전환해 성공을 거뒀다.

주 행사장인 강구안 문화마당의 야간 조명을 활용해 행사 대부분을 오후 6시 이후에 진행하며 관광객을 밤 시간대까지 붙잡아뒀다.

강구안에 수천개의 LED 촛불을 켜 밤의 무대를 밝힌 뒤 야외 콘서트를 열거나, 도보 음악단을 꾸려 윤이상 기념관과 서피랑, 강구안을 오가는 야간 투어를 진행하기도 했다.
덕분에 통영에 머무는 방문객도 증가했다.

방문자 평균 체류시간은 본격적인 야간관광을 추진하기 전인 2019년 277분에서 지난해 310분으로 약 12% 증가했다.

방문자들이 숙박하는 비율도 2019년 16.5%에서 지난해 17.8%로 상승했다.

숙박 목적지 조회 건수는 2019년 4만5천702건에서 지난해 6만172건까지 올랐다.

시는 앞으로도 방문객 수요에 맞는 콘텐츠들을 늘리는 등 야간관광 활성화에 힘 쏟을 계획이다.

시가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3일까지 국내 관광객 9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나의 야간관광 선호조사'에서는 먹거리 테마(다찌, 통영중앙시장, 꿀빵)가 37.3%(353명)로 가장 많았다.

문화 예술 테마(강구안, 동피랑, 서피랑, 디피랑, 해저터널) 22.9%(217명), 노을 테마(달아공원, 미수해안로, 평인일주도로, 당포성지) 20.9%(198명), 액티비티 테마(통영 루지, 요트, 해상택시, 유람선) 18.9%(17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시는 이번 선호도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 활동을 이어간다. 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더욱 다채로운 야간 문화 행사와 먹거리들로 관광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계획이다"며 "통영시 전역을 우리나라 야간 관광 성지로 만들어 방문객은 물론 지역 상인들도 모두 즐거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