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즉각 휴전' 결의안, 美 반대에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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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국 중 13개 찬성, 영국은 기권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의 반대로 부결됐다.
팔 자치정부 "인도주의 가치 위반"
부결 다음날 가자 교전 더 격렬해져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13개국은 휴전 결의안에 찬성했고 미국은 반대, 영국은 기권했다. 안보리 결의안은 15개 이사국 중 9개 이상 국가의 찬성을 얻어야 통과되며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라도 거부권을 행사하면 부결된다. 로버트 우드 주UN 미국 차석대사는 결의안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졌으며 바늘 하나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구체성이 없다"며 "조급하고 편파적이다"고 비판했다. 결의안이 부결되자 아랍권은 일제히 미국을 비난했다. 이날 워싱턴DC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외무장관을 만난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외무장관들은 결의안 부결에 실망감을 표시하는 한편 미국이 이스라엘이 휴전을 수용하는 데 더 광범위한 역할을 맡아야한다고 촉구했다.
다음날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수반은 미국의 결의안 반대를 두고 "공격적이고 부도덕하며 인도주의 원칙과 가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지적했다.반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이 휴전 결의안을 거부한 것을 옳은 선택"이라며 사의를 표시했다.
휴전이 부결된 다음날 가자지구에서 교전은 더욱 격렬해졌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 중심도시인 칸 유니스에 대피 명령을 내리고 지상 작전을 이어가는 동시에 북부 지역에서도 교전을 확대하고 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오마리 대(大) 모스크가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졌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