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vs 하이브리드' 승자는 누구?…제대로 맞붙는다

저가 전기차·하이브리드…내년 '신차 大戰'

기아, 3000만원대 EV3 등판
현대차, 캐스퍼 전기차 선보여
하이브리드 모델도 대거 출시

르노·한국GM 친환경 SUV 반격
수입차 업계도 본격 참전할 듯
내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가 제대로 맞붙는다. 완성차 업체들은 침체된 전기차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차량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브리드카는 신규 차종을 대거 늘린다는 전략이다.

‘저가 전기차’ 본격 등판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내년 12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7을 출시한다. 이 회사는 아이오닉 7 양산 일정을 당초 계획한 내년 7월에서 12월로 연기했다. 아이오닉은 현대차 플래그십 전기차 판매를 견인하는 차종이지만, 비싼 대형 전기차의 수요 둔화 추세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다.

현대차그룹은 대신 저렴한 가격대의 전기차를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차량은 기아의 소형 전기 SUV인 EV3와 준중형 전기 세단인 EV4다. 기아는 EV3와 EV4의 글로벌 판매 가격을 3만5000~5만달러로 책정했다. EV3는 각종 보조금을 적용하면 30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의 대형 전기 SUV인 EV9의 풀옵션 기준 가격이 1억원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반값 전기차’보다 저렴한 셈이다. EV3의 국내 출시 시점은 내년 2분기, EV4는 내년 말이다.

경차 부활을 이끈 현대차의 경형 SUV인 캐스퍼는 전기차 모델로도 나올 예정이다.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내년 하반기 ‘캐스퍼 일렉트릭’(가칭)을 선보인다. 제너럴모터스(GM)의 보급형 중형 SUV 이쿼녹스 EV, 볼보자동차의 4000만원대 소형 SUV EX30, 포드 머스탱 마크-E 등 다양한 가격대의 전기차 국내 출시가 예정됐다.

하이브리드카 ‘제2의 전성시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카 출시도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11월 국내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28만3365대로, 경유차(28만8834대)와 비슷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년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현대차와 기아가 주도할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다양한 차종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베스트셀러 준중형 SUV 투싼 부분 변경 모델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했다. 기아는 미니밴 시장 최강자인 카니발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최초로 내놨다. 현대차는 그간 아반떼, i30 등을 생산한 울산 3공장에서 내년부터 처음으로 투싼 하이브리드 차종을 생산하는 등 생산량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신차를 단 한 대도 선보이지 않은 르노코리아자동차는 내년 하반기에 중형 하이브리드 SUV인 오로라1(모델명) 출시를 통해 반전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올해 하이브리드카 판매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본 도요타·렉서스와 BMW 등 수입차업계는 내년에도 새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한편 자동차 시장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야심작’ 출시도 눈여겨볼 대목으로 꼽힌다. 기아는 내년 첫 번째 픽업트럭인 TK1(모델명) 양산에 나선다. KG모빌리티 역시 내년 하반기 전기 픽업트럭 O100(모델명)을 선보일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1세대 E클래스, 아우디는 Q8 e트론 등을 내놓는다.

배성수/빈난새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