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이준석 때 되면 만날 것"…이준석 "얘기할 준비 됐다"

여야 전 대표, 신당 논의하나
중도 확장성에도 합류의원 없어
정치적 파급력에 의구심 제기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비명·혁신계)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민심 소통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김종민 의원. 연합뉴스
신당 창당을 시사하고 있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이에 화답하며 ‘이낙연·이준석 신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총선까지 5개월밖에 남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실제 신당 창당에 이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가 강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10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를 언급하며 “우리 정치를 변화시키는 데 그분이 가진 장점도 필요하다”며 “시기가 되면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전직 대표 간 신당 창당 논의에 참여할 의사를 드러낸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도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든 아니든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나 얘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두 전직 여야 대표는 현재 양당 주류에 반감을 나타내며 독자 세력화를 추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6월 1년간의 해외 체류를 마치고 귀국한 뒤 한동안 두문불출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연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정치권 내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 경선 캠프에 참여한 핵심 관계자들도 발기인 모집 등 신당 창당을 위한 사전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전 대표 역시 오는 27일 국민의힘을 탈당할 수 있다며 신당에 함께할 총선 출마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낙연 신당’과 ‘이준석 신당’ 모두 창당에 이르지 못하거나 창당하더라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이낙연 전 대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을 대상으로도 5% 이하의 대선후보 지지율을 보이며 유의미한 지지층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당내 권력을 확실히 장악한 상황에서 당선을 보장할 수 없는 이낙연 전 대표 측에 붙을 현역 의원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창당 움직임을 본격화한 ‘이준석 신당’ 역시 마찬가지다. 연합뉴스·연합뉴스TV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년 총선에서 신당에 지지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68%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7월 조사보다 부정적인 답변이 8%포인트 올랐다.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도 신당 합류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낙연·이준석 신당’이 현실화되더라도 정치적 파급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한편 반이재명계 인사들로 구성된 민주당 내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10일 국회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이 대표가 연동형 비례제 도입, 불체포특권 포기 등 국민들께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공당의 자격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들 역시 신당 합류에는 선을 그었다.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이 ‘이재명의 당’에서 ‘국민의 당’으로 바뀌면 신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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