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 '고스트로보틱스' 인수…"중요 전환점" vs "불확실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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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 취득LIG넥스원이 로봇개를 제작한 미국 로봇 업체인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추진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는 회사의 플랫폼 확대 측면에서 중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가 하면 일각에선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과도한 주가 상승을 우려했다.
사측 "미래 성장 플랫폼 확보"
앞서 지난 8일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60%를 3150억원(2억4000만달러)에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2015년 설립된 고스트로보틱스는 사족보행 로봇 연구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회사로 사족보행 로봇인 '비전60'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고스트로보틱스 지분 인수를 위해 미국에 세운 특수목적법인인 LNGR(가칭)에 1877억원을 출자한다.그러면서 사측은 "미국 로봇 개발 회사인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분 60%를 인수해 미래 성장 플랫폼을 확보하고 미국 방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다"고 이번 인수 추진 배경을 밝혔다. 미국 등 유관 기관의 승인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일단 고스트로보틱스 주식 취득 예정 날짜는 내년 6월 30일로 제시됐다.
한편 회사의 인수 소식이 들리자 증권가는 의견이 반반으로 갈렸다.
회사의 사업 확대 측면에서 긍정정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6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1조원에 매입한 바 있고, 최근 국내 로보틱스 회사들의 시총도 수조원대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의 눈높이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GRC는 연간 4000억달러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며 "인수 가격에서 부담이 적어 보이며 향후 로보틱스로의 플랫폼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짚었다.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인수 추진 발표는 방산사업 확장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군의 현대화와 첨단화는 무인화, 디지털화, 자동화를 바탕으로 이뤄지며 이런 맥락에서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려 요소도 제기됐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로봇생산을 위한 기술이전과 한국 내 로봇생산 권리,독점총판권을 확보한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가 경북 구미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상장사인 케이알엠(지분 23.26%)의 대주주다. 이와 관련해 LIG넥스원의 공식 입장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이에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군용 특화 사족보행로봇 기술에 강점을 가진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방위산업체인 LIG넥스원의 향후 성장에 긍정적이지만 인수 대상에 대한 재무정보나 향후 전망에 부재로 인수금액이 정당한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포착된다"고 했다. 이어 "국내에서 이미 V60을 판매중인 고스트로보틱스와의 향후 관계 등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로 인한 과도한 주가 상승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