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동산PF 연체율 소폭 감소…예년 대비는 여전히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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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시장 현안·점검 소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1.35298829.1.jpg)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분야별 리스크 점검을 위해 올들어 여섯번째로 열렸다.
증권사 부동산PF 연체율 13.85%...작년 말 대비 3.5%포인트 높아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3.85%로 지난 6월말(17.28%)에 비해 3.43%포인트 낮았다. 작년말부터 증가세를 이어갔으나 3분기 들어선 규모가 줄었다. 금융위는 "증권사들이 우발채무인 증권사 보증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PF사업기간과 만기가 일치하는 대출로 바꾸고, PF 부실채권을 대손상각하는 등 리스크 관리 노력을 벌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금융감독당국은 앞서 증권사들이 만기가 짧은 PF 관련 ABCP를 긴 대출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부실채권에 대해선 신속한 대손상각을 시행하도록 유도하는 조치를 여럿 내놨다. 증권사가 3개월 미만 부동산 PF-ABCP를 1년 이상 장기 대출로 전환할 경우 순자본비율(NCR) 위험값을 낮춰주고 있다. 증권사가 추정손실로 분류한 자산에 대해 대손상각을 독려하는 지도공문도 보냈다.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여전히 작년말(10.38%)보다는 3.85%포인트 높다. 증권사의 PF 연체율은 2021년말 3.71%에서 2022년말 10.38%로 급증한 이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증권사 PF 연체율은 2020년 말엔 3.37%, 2021년 말엔 3.71%였다.지난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PF 대출잔액 규모는 6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약 8000억원 늘었다. 각 40조원대 규모인 은행·보험 등 여타 금융권에 비해선 잔액이 적은 편이지만 증권사의 경우엔 대부분 대출이 중후순위라 더 위험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중후순위 대출은 변제 우선순위가 선순위 대출에 밀리기 때문에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발생할 경우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낮아서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은 위험부담이 높은 사업초기 브릿지론과 중후순위 PF 사업 확장 익스포져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전반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지난 9월말 기준 2.42%로, 6월말(2.17%) 대비 0.24%포인트 올랐다. 김 부위원장은 "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PF 사업여건 개선이 더딘 것은 사실이나, 금융기관의 PF 익스포져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PF 리스크가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시장 상황을 계속 밀착 모니터링하는 한 편 금융업권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부동산 투자, 손실 나도 시스템 리스크 전이 가능성 낮아"
금융감독당국은 이날 금융권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도 점검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총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 규모는 55조8000억원으로 금융회사 총 자산의 0.8% 수준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향후 글로벌 자산 가격이 떨어지는 등 부정적 충격으로 손실이 확대되더라도 금융권이 지금의 손실흡수 능력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산 가치가 큰폭으로 추가 하락하는 등 엄격한 스트레스 조건을 더해 예상하더라도 내년 금융권 최대 손실액은 금융권 자기자본 대비 미미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고 했다. 각 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손실이 개별 회사엔 건전성 우려를 일으킬 수 있으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금융감독당국의 입장이다.금융감독당국은 증권사들의 외화 유동성 조달 능력에 대해선 "모든 해외 주가지수가 동시에 급락하는 경우라도 현재 증권사들이 보유 중인 외화 유동성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21년부터 증권사별로 ELS 자체 헤지 관련 외화조달 비상계획 수립이 의무화된 만큼 증권사들이 해외 주가 하락으로 인한 마진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